4일 알리 앱을 사용해보니 국내외 유명 기업의 가품 제품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중국의 대표적인 가전업체인 샤오미는 영문 브랜드명 ‘Xiaomi’가 아닌 ‘Xioami’ 또는 ‘Xioaml’이라는 브랜드를 가진 가품들이 눈에 띄었다. 예컨대 ‘샤오미 미패드 6 프로 태블릿 PC’의 가품은 한국에서 판매하는 정품보다 4만원가량 싸게 팔았다.
한국 제품도 예외는 아니었다. 삼성전자(005930)의 ‘갤럭시워치 6 프로용 맞춤형 시계’는 3만원대에 판매했다. 이 제품의 국내 판매가는 20만원 안팎이다. 올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가 불려나와 한국 제품의 가품 판매를 지적 받았지만 가품 판매는 여전하다. 뿌리 뽑히지 않는 짝퉁 판매로 한국 기업들의 지식재산권(IP) 침해 피해는 계속 늘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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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피해를 입었다면 환불 혹은 교환 조치를 받을 수 있다. 알리에선 예상 수령일이 지난 뒤에도 배송이 완료되지 않으면 앱을 통해 환불 요청을 할 수 있고, 판매자가 응하지 않으면 알리가 개입해 대개는 환불 조치해준다.
하지만 정신적 피해는 남는다. 지난 6월 알리에서 로봇청소기를 주문했지만 받지 못했다는 김 모(45)씨는 “환불받기까지 내내 화가 나고 신경이 곤두섰다”며 “이후엔 알리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강민국 의원(국민의힘)은 올해 국감에서 알리의 개인정보처리방침을 살핀 뒤 문제를 제기했다. 알리는 수집한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도 제공할 수 있다고 개인정보처리방침에 명시하고 있지만 제3자가 누구이고 어떻게 이용되고 관리되는지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중국 당국 역시 알리 이용자의 개인정보에 접근이 가능하단 점도 지적됐다.
알리도 국내에서 제기되는 이러한 논란들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알리는 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식재산권 및 소비자 보호 강화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다만 유통업계에선 벌써부터 불신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감에서 ‘알리 짝퉁’ 사례로 지적된 의류브랜드 블랙야크는 회사 측에서 손쓰지 않았는데도 알리가 다 정리해서 이제 검색 자체가 안된다”며 “루이비통 같은 세계적 명품도 짝퉁이 노출 안 된다. 결국 알리가 의지를 갖고 관리했느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벌써 수 년째 이어지는 가품 판매 및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단기간에 잠재우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