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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현상 국가신약개발사업단장은 지난 11일 마포구 사업단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국내 코로나19 백신 개발 진행 상황과 관련, “임상 중간 결과를 전해듣고 있고 플랫폼 기전을 보고 있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정부 일을 맡고 있어 후한 평가가 아니냐고 묻자 “연구개발(R&D)자금을 주기 때문에 나중에 책임 추궁을 당할 수 있어 외려 보는 눈이 짜다”고 했다.
묵 단장은 정부가 ‘10년 안에 의약주권 확보’를 목표로 출범시킨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을 이끌고 있다. 이 사업단은 신약개발 분야를 지원해 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가 부처 간 R&D경계를 초월해 범부처 전주기 국가 R&D사업으로 출범한 재단으로 정부의 국산 신약과 백신 개발을 책임지는 곳이다.
묵 단장은 이날 재미있는 제안을 했다. “정부가 임상 3상 비용을 다 대주기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국민이 참여하는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에 투자하는 펀드’를 만들자”는 것이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의 임상 3상 비용은 업체당 평균 7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반면 올해 국내 코로나19 임상 3상 지원 비용으로 책정된 예산은 670억원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2곳을 지원한다면 한곳당 절반만 지원할 수 있다. 그 나머지 반을 충당하는 국민 참여 민관공동펀드를 만들어 국민 관심도 불러일으키고 성공 시 수익도 함께 나누자는 제안이다.
그는 “6월말이 지나면 국내 코로나19 백신 개발 회사의 임상 2상 데이터가 나올 것”이며 “임상 2상에서 외국의 허가 받은 유사 백신 대비 중화항체가와 T세포 반응도를 보면 임상 3상에서 성공할 임상을 고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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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백신개발 경쟁에서 우리가 뒤쳐진 이유는
△화이자 백신이나 모더나 백신 개발은 코로나가 나온 다음에 시작됐지만, 모더나와 바이오엔테크는 원래 유전자치료제와 항암백신(예방이 아닌 치료 목적 항암제)을 개발하기 위해서 7~8년전부터 메신저리보핵산(mRNA)기술을 개발해왔다. mRNA 기술을 개발하다 코로나가 오자 있던 이 기술에다 유전자만 코로나로 바꾸어 성공한 경우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경우도 옥스퍼드대학이 침팬지 아데노바이러스를 가지고 에볼라 백신을 개발해왔던 게 10년 전의 일이다. 노바백스 역시 적어도 30년 동안 백신을 개발해온 회사다. 우리는 이전부터 이런 백신 개발을 한 데가 거의 없었다.
△국내 기업들은 개발 방식이 잘 알려진 백신을 생산하는 데 초점을 둬왔다. 독감 백신이나 B형 간염 백신 정도다. 새로운 백신을 개발하는 노력은 별로 하지 않았다. 계속 돈이 되는 백신만 해온 거다. 백신은 가격이 싸다. 필수 백신은 1달러 이하가 즐비하다. 그나마 SK(034730)케미컬(SK바이오사이언스(302440))이 새로운 백신 기술을 많이 개발했다. 대상포진, 수두백신을 만들었다. 어려운 백신이다. 동물세포에서 (독감 바이러스를) 배양하는 세포배양기술을 개발해 사노피 파스퇴르에 큰 돈(1억5500만달러, 1700억원)을 받고 기술수출도 했다. 그래서 그나마 SK바이오사이언스가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노바백스나 AZ(위탁)생산을 하는 거다. 자궁경부암 백신을 만들던 제넥신(095700)도 DNA백신 개발을 5~6년 전에 시작했다. 그래서 국내 코로나 백신 개발 회사 중에 진도가 빠른 거다.
-어려운 백신을 개발하지 않은 것은 일부 회사의 문제인가
△특정 회사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체 우리나라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100이라고 하면, (적응증별) 점유율을 보면 항암제가 34%, 중추신경계(CNS, 뇌전증, 치매 등)가 13%다. 글로벌 트렌드와 똑같다. 그런데 감염병은 글로벌은 19%지만 우리는 9% 정도다. 그만큼 우리가 안 했다는 거다. 정부에서도 감염병 측면에서 도와준 게 없고, 제약회사도 돈도 안 되니 개발을 안 했다. 그래서 학교에서 이 분야의 박사 학위를 받고 연구하는 이도 적다. mRNA 백신 관련해 전문가를 찾을 수 없다. 3~4명 정도다. 기본적으로 국내에 과학자가 수가 많은 거 같은데 적다. 박사(phD)를 받고 단독으로 학교나 기업에서 프로젝트를 끌고 갈 수 있는 ‘총대장격’인 PI급(primary inspector )박사가 많아야 3000명 가량이다. 미국은 15만명이 있다.
-해외는 협업을 통한 개발이 많다.
△화이자도 독일의 벤처회사인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것을 라이센스인(기술도입)한 것이다. 바이오엔테크가 만든 것을 최적화하고 임상시험 비용을 대면서 공동개발한 것이지만, 원제품을 만든 것은 바이오엔테크다. 화이자가 그걸 돈 주고 사와 매출을 공유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스스로 개발한 게 아니다. 옥스퍼드가 만든 것을 도입해 라인센스인 해서 쓰는 것이다. 존슨앤존스만 다르지만, 대부분의 해외 대형 제약사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감염병 백신을 개발해오지 않았다. 돈이 안 돼서다. 바이오벤처 등 다른 데서 개발한 것을 가져온 거다.
-국산 백신 개발 전망은 어떻게 하나
△ 5개 후보물질이 임상에 가 있는 것도 나름 선전한 거다. 제넥신은 5~6년 전부터 자궁경부암 DNA백신을 개발해와 노하우가 쌓여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대상포진 백신도 세계에서 세번째로 만드는 등 노력을 해왔고 결실을 맺고 있다. 유바이오로직스(206650)도 ‘먹는 콜레라’ 백신을 개발해 세계보건기구(WHO)에 판매해와 단백질 백신 개발 노하우가 쌓여있다. 미국, 영국, 독일, 중국, 러시아 5개 나라를 빼면 백신을 개발한 곳이 없다. 5개국을 빼면 프랑스, 일본, 우리 정도가 따라붙고 있는 세컨티어(차상위그룹)다. 우리는 늦어도 내년 3월에는 1~2개 국산 백신을 볼 수 있을 거다. 플랫폼마다 다 성공할 수는 없고 모두 합쳐 1~2개가 나오지 않을까 한다.
-토종 백신 개발을 위해 어떤 지원을 해줘야 하나. 미국에 비해 재정 지원은 규모가 턱없이 작다.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에 투자하는 펀드를 만든다는 건데
△한 회사당 임상 3상에서 평균 700억원 정도가 필요할 거다. 정부 예산이 670억원이라 2개 회사를 지원한다고 하면 한 곳당 340억원 정도만 지원 가능하다. 회사가 나머지 360억원을 충당하기는 쉽지 않다. 인건비 등까지 하면 회사는 450억~500억원을 부담해야 할 거다. 그렇다고 정부가 개별 기업에 700억원 정도를 다 주기도 어렵다. 그래서 700억원 정도 펀드를 만들어 2개 회사에 투자해보자는 거다.
-펀드에 투자할 기업의 선별 기준은
△2상 데이터가 잘 나오면 3상은 거의 성공한다. 2상에서 봐야 할 기준은 외국에서 허가받은 유사 백신 대비 중화항체가와 T세포 반응도가 어떠하느냐다. WHO은 10% 편차까지 허가가 가능한 결과로 본다. 중화항체가는 바이러스 감염을 막아주는 능력이고 T세포 반응도는 감염자가 중증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아주는 능력을 말한다. 플랫폼이 다르더라도 모든 백신은 적어도 2개 지표가 다 있어야 한다. 아직 2상 결과를 내놓은 데는 없다. 중간 결과를 전해듣고 있고 플랫폼 기전을 보고 있는데 그래도 적어도 2개는 잘 나올 거 같다. 6월말이 지나면 2상 데이터가 나올 거다. 그 데이터를 모아 3상 진행에 대한 의사결정을 한다. 늦어도 9월에는 3상이 시작될 거다.
-식약처가 피험자 모집의 어려움을 들어 비교임상 방식의 3상을 허용키로 했는데
비교임상은 대규모 백신 투약군과 가짜약 투약군의 예방효과를 견주는 일반적인 임상이 아니라 이미 허가된 백신과 개발 중인 백신의 중화항체가와 같은 면역원성 지표를 비교하는 임상을 말한다. 영국 규제당국에서도 코로나19 백신의 비교임상에 대해 허가를 내줬다. 현재 프랑스 제약사 발네바사는 영국 규제당국의 허가를 받아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과 개발중인 자사 백신의 비교임상 3상을 진행중이다. 세계보건기구(WHO)도 공식 입장이 아직 나오지는 않았지만, 내부 회의에서는 비교임상 허용을 시사하는 발언이 나오고 있다. 통상 백신 개발에서 후발주자들은 이렇게 비교임상을 하고 실제 비교임상을 통해 허가받은 백신이 있다. 비교임상을 한 백신이라도 수출이 가능할 것이다.
묵현상 단장은....
△ 1959년 서울 출생 △ 서울대 산업공학 학사·석사 △ 현 국가신약개발사업단 사업단장 △ 현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신약개발사업단 사업단장 △ 현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 △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사업단장(2016.12 ~ 2020.09) △ ㈜메디프론_디비티 설립자, 대표이사(1999.12 ~ 2016.12) △ 한국바이오협회 이사(2007.06 ~ 20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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