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집합금지’ 행정명령이 여러 클럽들에 이어지며 클럽들은 강제휴업 상황에 들어선 지 오래다. 이 때문에 클럽은 목적을 바꿔 라운지 펍으로 운영하는 곳들이 많았다. 그리고 그곳에는 여전히 많은 사람이 모여들었다.
춤만 안 추면 합법…헌팅·합석은 여전히
26일 오전 1시께 라운지 펍으로 변형해서 운영 중인 클럽을 찾았다. 대부분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줄을 서 있는 사람들 간 1m 거리두기는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펍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발열체크를 하고 QR코드를 통한 인증을 하는 등 가게 입구에서는 방역지침을 준수했다. 하지만 펍 내부로 들어가면 마스크를 착용한 종업원 외에는 마스크를 쓴 손님은 찾아볼 수 없었다. 테이블 간격도 1m도 채 되지 않는 곳이 더 많았다.
시끄러운 음악과 디제잉에 분위기는 여느 클럽과 다른 점이 없었다.
펍 입장객들은 자리에 앉아 술을 먹기도 했지만 술을 들고 일어나 작게 춤을 추며 돌아다니기도 했다.
가게 내부에는 '자리에 앉아주세요’ 라는 문구를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특히 직원들이 춤추는 손님들을 제재했지만 직원의 제재가 없어지면 사람들은 다시 일어나 돌아다니며 춤을 추고 있었다.
A씨(26·여)는 “춤추려고 온 건데 춤을 못 추게 해서 짜증난다”고 말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신경 쓰지 않고 춤을 췄다.
클럽 대신 ‘그 곳’, 암암리에 알려지는 유사 클럽
라운지 펍은 이미 청년들 사이에서는 클럽을 대체할 수 있는 장소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홍대뿐만 아니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이나 청담동 등에는 신장개업한 라운지들이 청년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클럽 관련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지에는 라운지펍을 '그곳'이라고 부르면서 EDM파티, 풀파티 등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은 행사 등에 함께 갈 사람을 찾는 글 등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라운지 펍을 담당하는 MD(영업직원)가 따로 있을 정도로 이미 청년들에게 그곳은 인기 장소다.
MD들은 EDM 파티 장소나 자신이 직접 관리하는 라운지를 고객들에게 따로 알려준다. 이런 식으로 그들 사이에서는 클럽을 대체해 즐길 수 있는 장소를 공유하고 있었다.
청년들은 라운지를 찾는 이유에 대해 즐기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변칙 영업 확인 어려워…“제보 들어오면 단속”
서울시는 이태원 클럽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지난 5월 9일부터 유흥업소를 대상으로 집합금지명령을 내렸다. 그 후 6월 15일 룸살롱 등 일반유흥시설에 집합금지명령을 완화한 집합제한명령을 내렸다. 이는 강화된 방역수칙을 적용해 QR코드 설치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강화하면 영업을 할 수 있는 형태이다.
라운지 펍이나 일반 주점에서 헌팅이나 합석 등은 불법은 아니지만 해당 업소 내에서 춤을 추는 행위 등을 할 경우에는 제재할 수 있다.
하지만 라운지펍 등에서 방역수칙을 위반한 사례를 현장에서 적발해 처벌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단속 공무원들이 현장에서 춤을 추는 현장을 직접 적발하지 않는 이상 행정조치가 힘들기 때문이다.
서울시 시민건강국 관계자는 "라운지펍 등의 현장점검시 가게 안에서 춤을 추는 사람이 없다면 행정제재를 가할 수 없다"며 "현장 단속 이후 이뤄지는 변칙·불법 영업은 사실상 적발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제보를 받는 즉시 처벌하게 되면 이를 악용한 민원도 들어오게 될 수 있다"며 "행정조치를 위해서는 현장 적발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주기적으로 점검은 하고 있으며 제보를 받으면 현장 확인도 경찰과 함께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포경찰서 관계자도 "주말 새벽시간대를 중심으로 소독제 비치여부나 손님 및 테이블간 간격 유지 등을 중심으로 단속중"이라며 "방역수칙 위반여부를 점검해 구청에 통보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스냅타임 신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