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주력 수출 품목인 액정표시장치(LCD) 및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2차전지 등이 빠져 아쉬움을 남겼지만, 25개 품목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보완효과를 톡톡히 보게 될 전망이다.
WTO는 2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52개국(EU 28개국 포함) 대사급이 참여한 가운데 정보기술협정(ITA) 확대협상를 열고 201개 무세화 품목리스트 및 향후일정에 대해 최종 합의했다. WTO 체제 하에서는 지난 1996년 첫 ITA 협상 이후 19년 만에 관세철폐 합의가 도출된 것이다.
ITA는 지난 1996년 WTO 회원국들이 컴퓨터, 통신장비, 반도체 등 203개 주요 IT제품에 대해 관세를 없애기로 한 다자간 협정으로 1997년부터 발효됐다. 현재는 80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모든 WTO 회원국을 대상으로 203개 품목에 대해 무세화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ITA 확대협상은 시대변화와 IT기술 발전 등을 반영하기 위해 2012년부터 시작됐다.
이번에 합의된 201개 품목의 세계시장 규모는 1조달러로, 이는 전체 IT 관련 제품 세계 교역량(4조달러)의 4분의 1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기존 203개 품목에 전기기기·의료기기·계측기기 등이 추가됐으며, 소재·부품·장비 등 연관제품까지 범위도 확대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우리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TV·카메라·라디오·모니터 부품과 광학용품, 셋톱박스, TV·비디오 카메라 등의 수출 증대가 기대된다. 특히 한·중 FTA에서 제외됐던 TV카메라(중국 관세율 35%), 위성TV수신 셋탑박스(30%) 등 25개 품목이 포함돼 중국시장 진출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리 주력 수출 품목인 LCD·OLED·2차전지는 중국 등의 반대로 무관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산업부 관계자는 “LCD, OLED, 2차전지는 빠졌지만 우리가 경쟁력을 가진 품목 및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대부분의 품목에 대해 시장개방 성과를 이끌어냈다”면서 “우리가 1996년 ITA 1차 협정에서도 가장 수혜를 많이 받은 나라인 만큼, 이번 2차 협정에서도 적지 않은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확대협상 참가국들은 올해 하반기에 품목별로 3년(일반품목), 5년(민감품목), 7년(예외적인 경우) 등의 관세철폐 기간을 부여할 예정이다. 이후 올해 12월 케냐 나이로비에서 개최되는 제10차 WTO 각료회의에서 각료선언문을 채택하는 방식으로 협상을 최종 타결할 전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향후 협상과정에서 우리 민감품목에 대해 적절한 관세철폐 기간이 적용되도록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며 “발효시기는 내년 7월로 합의됐지만, 이해관계가 다른 52개국 모두 국내절차를 완료해야 하는 만큼 현재는 정확한 발효 시기를 예단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확대협상은 향후 서비스협상(TISA), 환경상품협정(EGA) 협상 등 다른 복수국 간 협상은 물론, WTO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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