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미래세대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국민연금 수령액이 많으면 적게, 적으면 많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기초연금 지급액을 책정하겠다고 밝히자 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은 반발했다. 국민연금 가입자의 대규모 이탈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진 전 장관은 “양심의 문제”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만류에도 불구 자리에서 물러났다. 국민연금을 지키겠다는 소신은 관철했지만 여당과 청와대에선 ‘배신자’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후임자인 문 장관은 ‘기초연금-국민연금 연계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데 일조하며 입지를 굳혔다.
이번엔 문 장관이 ‘국민연금 지킴이’ 시험대에 올랐다. 국민연금과 연계한 기초연금법안이 국회를 통과한지 1년만이다.
야당은 보험료율을 1%만 올려도 소득대체율을 50%로 맞출 수 있다며 복지부가 ‘보험료를 두배 이상 올려야 한다’는 근거없는 추정으로 국민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복지부는 5일 해명자료를 내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복지부는 작년 6월 발표한 ‘OECD 한국경제보고서’에서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는 경우 보험료율은 16.7%까지 올릴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고 밝혔다. 현행 보험료율은 9%다. 또 현행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아래서도 2060년에 기금이 소진되면 보험료율이 21.4%로 오르고 소득대체율을 50%로 인상하면 25.3%로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월급이 100만원이면 연금 보험료로 25만 3000원을 내야 한다는 얘기다. (단, 직장인은 회사가 절반을 부담하는 만큼 12만 6500원만 내면 된다. 개인사업자나 자영업자는 100% 본인 부담이다.) 국민연금 가입자 2100만명 중 개인사업자나 자영업자는 850만명이다.
국민연금은 수렁이다.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들다. 진 전 장관은 국민연금을 지키겠다며 청와대에 맞서다 물러났지만 문 장관은 청와대가 최대 우군이다. 문 장관이 자신을 발탁해준 박 대통령을 보좌해 정치권의 포퓰리즘으로부터 어떻게 국민연금을 건저낼지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