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주장하는 매출 셈법..업계는 '글쎄'

작년 매출 전년비 35%↓..계열사에 선 공급으로 실적 널뛰기
올해 램시마 매출 발생해도 반영 매출은 저조할 듯
셀트리온 "개발비 분담 차원" 허위실적 의혹 일축
  • 등록 2014-03-18 오전 8:17:17

    수정 2014-03-18 오전 8:17:17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셀트리온(068270)의 지난해 매출이 곤두박질치면서 실적에 대한 의혹이 일고 있다. 계열사에 허가받지 않은 제품을 공급해 매출을 올리는 게 정상적인 영업 방식인지에 대한 의문이다. 회사 측은 “판매업체와 개발비를 분담하는 차원에서 개발단계 제품을 미리 공급하는 것”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지난해 매출은 2262억원으로 2012년 3502억원보다 35.4% 줄었다.

회사 측은 “지난해 4분기 셀트리온헬스케어에 공급한 1200억원 규모의 바이오시밀러(CT-P10) 판매분을 안정성 테스트가 완료되는 올해 상반기에 계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물량 납품은 세무상으로는 이미 수익이지만 회계적 관점에서 해당 물량 매출을 올해 반영키로 했다는 설명이다.

연도별 셀트리온 매출 추이(단위: 억원)
다만 매년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매출이 아니기 때문에 1200억원 매출 계상 시기는 무의미하다.

셀트리온 매출의 대부분은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바이오시밀러를 공급하면서 발생한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으로부터 공급받은 제품을 호스피라(서유럽), 이기스(동유럽) 등 글로벌 유통업체들에 판매한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최대주주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으로 50% 가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 2009년까지 바이오의약품을 생산·공급하는 위탁 생산 대행 방식으로 매출을 올렸다. 2010년 이후에는 위탁생산을 접고 자체개발한 바이오시밀러 판매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셀트리온은 램시마, 허쥬마 등 2개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완료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 셀트리온은 1조34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중 셀트리온헬스케어에 판매한 램시마는 5000억원, 허쥬마는 2800억 규모에 달한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이중 일부를 해외 판권을 보유한 업체에 판매했지만 상당 부분은 재고로 보유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2012년 매출은 338억원에 불과하다.

업계 일각에서는 “당장 팔리지 않을 제품의 재고를 계열사에 넘기면서 허위매출을 발생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셀트리온이 지난해 4분기 셀트리온헬스케어에 공급한 CT-P10(리툭산 바이오시밀러)은 아직 허가를 받지 않아 시중에 유통할 수 없는 제품이다. 판매가 실현되기도 전에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제품을 넘긴 것이다. 이에 대해 셀트리온 측은 “리스크와 개발비용 분담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에는 수천억원의 막대한 비용이 투입된다. 임상시험 단계가 진행될 때마다 판권을 보유한 셀트리온헬스케어로부터 일정 금액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수출료)을 제공받는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가 해외에서 대량 매출이 발생하기 전까지 매출이 널뛰기 행보를 보일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

지난해 유럽 허가를 받은 램시마의 해외 판매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만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넘긴 재고가 많아 당분간 램시마 판매로 얻는 수익은 크지 않을 것이란 계산도 가능하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다국적제약사들은 한 번에 거액을 지급하고 판권을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면서 “셀트리온헬스케어와 바이오시밀러 개발비용을 분담하는 차원으로 임상 단계마다 제품을 공급하고 이에 대한 대가를 지급받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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