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11일 달러-원 환율은 1120원 대 후반에서 무거운 흐름이 예상된다.
대외 상황만 놓고 보면 달러 강세에 무게가 실린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사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면서도 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높였다. 최근 재정적자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서다. 이러면서 당분간 미국의 신용등급이 추가로 강등할 우려는 거의 없어졌다. 그만큼 미국 경제 펀더멘털이 좋아지고 있다는 뜻으로 미 연방제도이사(Fed)가 돈 풀기를 생각보다 빨리 쥘 명분도 된다. 결국 달러 가치를 높이는 쪽으로 영향을 주는 구조다.
뉴욕증시는 등락을 거듭하다 혼조세로 마쳤다.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이 상향 조정됐지만, 중국과 유로존 지표 부진과 양적 완화 축소 우려가 상승폭을 제한했다. 10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대비 9.60포인트, 0.06% 하락한 1만5238.52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나온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수정치가 잠정치보다 0.1%포인트 상향 수정되자 닛케이 225 주가지수는 5% 가까이 급등했다. 아베노믹스가 작동하며 일본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해석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신용등급전망이 오른 것과 맞물리며 달러당 엔화는 99엔대에 바짝 근접했다. 이날 일본중앙은행(BOJ)는 이틀간 일정을 마치고 금융통화정책 회의 결과를 발표한다. 통화정책의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확산하고 있는 아베노믹스 불안감을 잠재울 신호를 줄 가능성도 있다. 이런 기대를 충족하면 엔화 약세가 재개할 가능성이 커 달러-원 환율도 끌어올릴 수 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좋은 모습을 보이며 달러 매수심리가 강화되고 있다. 전날도 역외를 중심으로 대거 달러를 사들이며 10원 넘게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지만 시장에서는 이런 반등 폭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 달러화가 한 차례 조정을 받은 뒤 위쪽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커졌다고는 하나 국내 수급이나 분위기를 고려하면 예상보다 너무 큰 폭으로 뛰었다는 게 뭔가 찜찜하다는 것이다. 지난주
삼성전자(005930) 주가 폭락을 불러왔던 외국인 주식매도 자금이 풀린 영향이 컸다고 생각해 추격 매수세가 따라 붙지 않는다면 전날 급등에 따른 되돌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또 고점 인식이 커진 상황에서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상단을 짓누를 가능성이 있다.
달러-엔 환율은 전 거래일 서울 환시 마감 무렵의 98.39엔에서 98.88엔으로 상승했고, 유로-달러 환율은 1.3255달러에서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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