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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발리는 지난 9일 섬 일부 지역의 호텔, 빌라, 클럽 건설을 최소 2년에서 10년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코로나 이후 급증한 관광객으로 인해 발생한 오버투어리즘과 일부 여행객들의 무례한 행동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개발 중단이라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
올 상반기 발리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290만 명. 전체 인도네시아 관광객의 65%를 차지하는 큰 비중이다. 발리는 코로나 이후 방문객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하루 발생하는 약 3800톤 쓰레기 이 가운데 40%에 해당하는 1520톤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채 해변에 버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게 1.5톤 일반 승용차 1013대에 달하는 엄청난 양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일으키는 사회적 문제도 심각하다. 여행객의 과도한 노출, 위험천만한 오토바이 운전, 불법 노동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한 인플루언서가 발리 사원에서 알몸으로 명상하는 영상을 올려 추방되기도 했다. 루후트 빈사르 판자이탄 해양부 조정 장관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외국인 관광객은 발리에서 추방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동남아 현지에선 관광객 수만 늘리는 양적 성장 중심에서 질적 성장으로 관광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와얀 코스터 발리 주지사는 “이젠 관광의 질적 성장을 촉진해야 할 때”라며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기보다는 관광객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