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민 기자] 신차 위주의 렌터카 사업에서 중고차까지 영역을 확장한 업계 1위 롯데렌터카가 올 들어 중고차 렌터카 투입 비중을 두 배 넘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고물가의 영향으로 높아진 신차 구매 비용을 피해 장기렌터카로 눈을 돌리는 이들이 늘면서 신차는 물론 중고 렌터카까지 수요가 크게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중고차 렌탈 사업 확장에 수요까지 늘면서 롯데렌터카와 기존 계약을 연장하거나 재계약하는 고객의 비율도 전년 대비 세 배 넘게 급증했다.
9일 롯데렌탈에 따르면 롯데렌터카의 올해 1분기 중고차 렌탈 신규 투입 차량은 총 3400대로 월 평균 1100여대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총 1200대로 월 평균 400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넘게 증가한 수준이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중고차 렌터카는 롯데렌탈이 직접 보유하고 관리하는 26만여대 차량 중 장기계약이 끝나 반납된 차를 재상품화한 서비스”라며 “지난해 11월 중고차 렌탈 브랜드 ‘마이카세이브’를 공식 런칭한 이후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투입 차량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롯데렌터카는 신차를 사와 렌터카와 리스차량 등으로 운용한 이후 계약이 만료돼 중고가 된 차량은 대부분 ‘경매’를 통해 매각해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새로운 수익창출을 위해 중고차를 매각하기 전 저렴한 가격으로 한번 더 렌탈로 운영하고 매각하는 방식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했다. 계약기간에 따라 운용방식에 차이가 있지만 차 한대로 신차와 중고차 렌털을 서비스하면서 회사 측은 렌터카 운용 대수가 늘어나고 고객은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1석2조’의 효과를 보게 된 것이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차량 생애 가치(Life Time Value) 관점에서 신차렌탈 계약 만료 후 즉시 매각하는 경우 이익율이 10% 수준이라면, 추가로 중고차 렌탈까지 재투입한 이후 매각하면 전체 이익율은 18% 이상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중고차 렌탈업을 강화하면 신규 자본지출(Capex) 증가가 조절되고 이는 부채비율 및 차입금 안정화로 이어져 회사의 전반적인 체질 개선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금리 고물가로 인해 신차 가격이 지속적으로 올라 소비자들의 구매비용 부담이 커진 점도 렌터카 업계에겐 실적 상승의 기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신차 가격이 최근 5년 새 40% 넘게 상승하는 동안 롯데렌터카 신차 장기렌터카 평균 대여료는 23% 오르는데 그쳤다”며 “렌터카 가격 상승폭이 신차에 비해 절반에 불과한 데다 보험료와 세금, 유지관리 등의 편리함이 부각돼 신차 구매 대신 렌터카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 들어 롯데렌터카와 계약 종료를 앞둔 고객 가운데 계약을 연장하거나 재계약을 하는 비율도 크게 늘었다. 올해 5월 누적 기준 만기도래 고객의 리텐션(계약 연장 및 재계약) 비율은 46.7%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2%과 비교해 3배 넘게 늘었다. 올 들어 롯데렌터카 고객 2명 중 1명 가량은 렌터카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중고차 렌터카 사업의 한 사이클이 도래하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매출 반영을 예상하고, 롯데렌탈이 2025년 창사 이래 첫 매출 3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 롯데렌터카의 중고차 장기렌털 서비스 ‘마이카세이브’.(사진=롯데렌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