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투스 이어폰이 단돈 1720원…초저가로 국내 시장 잠식하는 알리

불황에 가성비 찾는 소비자 늘면서 알리 이용자↑
올해 1000억 투자 이어 내년 물류센터 건립 유력
쿠팡·11번가 이어 월간 이용자수 3위
이커머스 “알리 공습 쓰나미 같아…예의주시”
  • 등록 2023-12-05 오전 5:45:00

    수정 2023-12-05 오전 6:30:33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블루투스 이어폰 1720원’, ‘차량용 무선청소기 1만6000원’.

고물가 시대에 살고 있는 현재 상상하기 어려운 가격이다.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가 이같은 극강의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초저가 상품이 소비자 마음을 성공적으로 공략해서다. 지속 증가하는 해외직접구매(해외직구) 시장도 알리의 국내 시장 영향력 확대에 불을 지피고 있다.

최근 알리에서 뜨개질 용품을 구매한 정모(37)씨는 “너무 저렴한 가격에 반신반의했지만 제품 사진과 같은 외양과 품질이라 만족했다”며 “앞으로 배송비만 다른 이커머스와 비교해서 구입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픽= 김정훈 기자)
쿠팡 등 이커머스업계 뿐만 아니라 롯데, 신세계 등 전통의 오프라인 유통기업도 알리의 성장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이 눈앞의 거센 파도라면 알리는 멀리서 다가오는 쓰나미 같은 느낌”이라고 전했다.

특히 2018년 한국시장에 진출한 이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알리가 지난해 11월 한국 전용 고객센터를 차린 데 이어 올해 1000억원을 투입하는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내년에는 국내에 물류센터 건립도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지난해 10월 297만명에서 올 10월 613만명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이는 지마켓(582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쿠팡과 11번가에 이은 3위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온라인 쇼핑몰의 저렴한 상품도 중국에서 생산해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며 “2~3일의 배송기간만 더 기다릴 수 있다면 알리를 통해 직접 구매하는 것이 더 저렴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도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며 “국내 이커머스 업계를 위협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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