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했던 자동차보험 인하 목소리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양호한 실적 전망에다 앞서 자동차보험이 올 상반기에만 5000억원이 넘는 흑자를 냈다. 여기에 정부가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민생 부담 완화를 연일 강조하면서 보험료 인하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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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제공한 보험사 컨센서스(증권사 전망 평균)에 따르면 보험 상장사 4곳(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한화손해보험)의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1539억원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별로 보면 손해보험업계 1위인 삼성화재가 5119억원의 순이익을 내고, 이어 DB손해보험이 3835억원의 순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됐다. 현대해상과 한화손해보험의 3분기 순익 추정치는 각각 2197억원, 703억원이다.
이들 4곳의 순이익 전망치는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전 분기(1조4280억원)와 비교하면 20%가량 감소한 수치다. 새 회계국제기준(IFRS17) 계리적 가이드라인이 3분기 실적부터 적용되면서 보험사 전반적으로 순익이 줄어들 전망이다.
당기순이익은 영업이익에서 영업외비용과 법인세를 뺀 이익금을 말한다. 회사가 낸 이익 지표로는 순도가 높은 편이다. 순이익 기준으로 줄을 세우면 회사별 희비는 엇갈리고 있지만, 상반기 기준으로 보면 DB손보(9181억), 메리츠화재(8390억), 현대해상(5780억)도 높은 수준을 보였다.
실적 개선에 상생금융 분위기까지…“보험료 내릴듯”
이렇게 손보사들이 3분기에도 꽤 괜찮은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자, 자동차보험료 인하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손해율 안정세로 자동차보험 실적 개선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여서다.
손해율 개선세가 이어지면서 자동차 보험료 추가 인하 압박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2023년 상반기 자동차보험 영업 실적’을 발표한 지난 9월, 하반기 손해율이 상반기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되면 합리적인 보험료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국내 손보사 12곳의 자동차보험 순이익은 5559억원이었다.
보험사들은 올 4분기 손해율 상승 요인이 여전히 남아 있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업계 내부에서도 자동차 보험료 조정 시기에 맞춰 정부의 ‘상생’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터라 보험료 인하 전망이 나온다. 자동차 보험료는 통계청 소비자물가조사 품목에도 포함되는 우리나라 ‘물가 척도’ 중 하나다.
보험료 조정률 논의가 초입 단계이긴 하지만 자동차보험 실적이 예년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1% 중반대 인하 가능성이 언급된다. 자동차보험료 결정은 늦어도 연내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도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12월 안에 요율 산정에 대한 논의를 매듭지었다.
복수의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보사들의 3분기 자동차 보험 실적이 지난해 수준이나 개선된 수준으로 나올 전망”이라며 “회사마다 기준이 다르겠지만 일단 (보험료) 인하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