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67% 하락한 3만5282.72를 기록했다. 최근 1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탔지만, 이내 하락세로 돌아섰다. 1987년 이후 가장 긴 상승 랠리가 끝이 났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도 각각 0.64%, 0.55% 떨어지며 4537.41, 1만4050.11를 기록했다.
장 초반만 해도 시장 분위기는 좋았다.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 일자리 등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경기 연착륙에 대한 기대에 투심이 고조됐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계절조절기준)은 전기대비 연율 2.4% 증가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 2.0% 증가를 웃돌고, 1분기(2.0%) 증가율보다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시장 분위기는 일본은행(BOJ)이 27~28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수익률곡선제어(YCC) 범위를 넓힐 것이라는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의 보도에 반전됐다. 닛케이는 BOJ가 장기국채(10년물) 수익률 상단을 0.5%로 유지하되 시장 상황에 따라 이를 어느 정도 넘어서는 것을 용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BOJ는 지난해 12월 0%에서 ± 0.25% 정도였던 장기금리 변동 폭을 ± 0.5% 정도로 2배 확대하기로 했는데, 사실상 이를 더 상향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시장에서는 이를 일본의 긴축 사이클 시작으로 받아들였고 불확실성이 커졌다. 미국 10년물 수익률은 4% 가까이 치솟았다(국채 가격은 하락). 월스트리트의 ‘공포 게이지’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날보다 9.25% 오른 14.41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5월 이후 가장 큰 오름폭이다.
BMO 캐피털 마켓의 이완 링겐은 “BOJ가 YCC정책을 확대할 가능성은 미 국채에 대한 매도 압력을 가하기에 충분하다”면서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예상은 사라지고 이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고 말했다.
메타는 2분기 광고 수익이 급증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4.4% 올랐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AI기반 서비스를 위한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내놓으면서 재무악화 우려에 주가가 2.09% 떨어졌다. 인텔은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7% 이상 급등하고 있다.
유가는 14주 만에 최고치에 근접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31달러(1.66%) 오른 배럴당 80.0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월 18일 이후 처음으로 80달러를 넘어선 셈이다. 유가는 미국 경기 연착륙 기대감에 공급대비 수요가 보다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원유 국제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배럴당 84달러를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