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은 의학적으로 접근해야 되는 질환
비만은 그 자체가 만성질환이기도 하지만 많은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비만이 유발하는 질환에는 제2형 당뇨병, 고혈압, 고지질증, 허혈성 천식, 심장질환, 수면무호흡증, 지방간, 우울증, 각종 암까지 매우 다양하다. 특히 체질량지수(BMI)가 30kg/㎡이 넘는 고도비만환자에게 있어 비만은 다이어트가 아닌 의학적 치료로 접근이 필요하다. 굶거나 운동만으로 살을 뺀 경우 일시적인 효과만 있을 뿐 요요현상으로 체중이 금방 증가되는 등 근본적인 치료가 어렵기 때문이다.
고도비만환자나 대사질환을 함께 가지고 있는 비만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비만대사수술이다. 장기적이고 충분한 체중 감소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비만과 관련된 동반 질환을 치료 또는 개선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최성일 교수는 “이미 여러 연구에서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군이 비수술적 치료를 받은 환자군에 비해 지속적이며 월등히 많은 체중감량 효과가 있었다”면서 “고혈압·당뇨·고지질혈증 등 비만관련 질환의 치유와 삶의 질 개선에서도 유의하게 좋은 결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수술 후 체중 감량은 물론 대사질환도 호전
◇고도비만이거나 대사질환 함께 있을 때 수술 고려
고도비만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는 사람은 아시아태평양 권고안에 따라 ▲BMI 35kg/㎡와 ▲30kg/㎡이면서 동반 대사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다. 비만대사수술법은 꾸준히 발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합병증이 거의 없고 비교적 간단하게 수술이 끝나 환자들의 부담이 낮아지고 있다. 특히 ‘위소매 절제술’은 체중감량에 효과적이라 최근에 많이 시행되고 있는 수술법이며, 다음으로 많이 시행되는 수술은 대사질환 개선에 특히 효과가 좋은 ‘루와이 우회술’이다.
◇합병증 적고 체중감소 효과적인 위소매 절제술
쉽게 말하면 위쪽에서 아래쪽까지 마치 소매를 잘라내듯 길게 절개하는 방법이다. 위의 상부(위저부)와 대만부(긴쪽)를 절제하여 80-100cc 정도의 위 소만부를 남긴다. 위를 작게 만들어 음식의 섭취를 제한하게 되어 비만치료 효과를 얻는다. 비교적 수술이 간단하고, 수술 합병증, 대사성 합병증이 적고, 효과가 미흡할 경우 다른 수술로 변환이 쉽다. 또한 소화기관의 해부학적 변형이 없어 수술 이후로도 위내시경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위암의 발생률 이 높은 지역에서 많이 시행되고 있다.
위의 상부를 15~20㏄ 용량의 작은 깔대기처럼 만들어 십이지장 아래쪽에 있는 공장에 직접 연결하는 수술이다. 나머지 잘라낸 위와 십이지장도 공장에 붙여서 두 개의 관이 공장에 연결돼 Y자형의 관이 형성된다. 위의 크기를 줄여 섭취를 제한하고, 음식물이 소화·흡수기관인 위와 소장을 거치지 않고 바로 공장으로 내려가 열량 흡수까지 줄일 수 있다. 나머지 분리된 위장에선 위액과 같은 소화효소를 공장에 흘려보내는 등 기능을 계속 한다. 장기적 체중감량과 동반질환, 특히 대사질환 개선에 탁월한 효과를 보여준다. 제2 당뇨병 등 대사 증후군의 치료에 단순한 제한적 수술보다 더욱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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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학제 협진의 꽃 비만대사수술
비만대사수술은 외과를 포함해 내분비내과, 신경과, 심장혈관내과, 정신건강의학과, 마취과 영양팀 등 전문 의료진의 긴밀한 협진이 필요한 치료다. 고도비만환자 중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대사질환은 물론 수면장애, 심장혈관질환, 우울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최성일 교수는 “비만환자는 수술 전에 환자의 비만대사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필요하고, 수술 후에도 꾸준한 관리와 조절이 필요하다” 면서 “광범위한 다학제 진료는 비만대사 환자의 치료에 필수적이며 이러한 다학제 진료를 통해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