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갈라져라 터져라" 원시성 물씬한 주술…보스코 소디 '무제'

2018년 작
투박한 입체감에 흑백 대비 얹은 부조
톱밥·안료 등에 아교 뭉쳐 치대고 던져
첫 균열 이후 시간·자연 우연성에 맡겨
  • 등록 2019-12-03 오전 12:35:00

    수정 2019-12-03 오전 12:35:00

보스코 소디 ‘무제(BS 2770)’(사진=조현화랑)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바짝 말라 쩍 갈라진 세상의 모든 것. 땅이 갈라졌다고 해도, 빵이라고 떡이라고 해도 믿을 투박한 균열이 먼저 보인다. 그 경계를 지나 천천히 시선을 내리면 뭉글한 잿더미. 이번엔 까맣게 태워버린 세상이라고 할까. 마치 오랜 시간 변화해온 자연의 힘을 프레임에 간신히 가둔 듯한 형상들이 아닌가.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멕시코 출신 현대미술가 보스코 소디(49)는 투박한 입체감에 꿈틀대는 색상을 얹은 특별한 형체를 만들어낸다. 나무·점토·돌 등 원초적 재료로 그만의 조형언어를 써내려가는 건데. ‘무제(BS 2770)’(2018)는 흑백 연작으로 구상한 부조회화. 극단적 대비로 삶의 이중성을 성찰한 거란다. 사는 일과 죽는 일, 선과 악, 빛과 어둠 같은 것 말이다.

붓 대신 손이다. 바닥에 캔버스를 깔고 톱밥·섬유·안료 등을 아교와 뭉쳐 치대고 던지고 쌓아 굳어가는 과정까지. 첫 갈라짐이 나타나면 작업 중단, 이후는 시간·자연에 맡겨둘 뿐이라고 했다. 우연·즉흥·즉물을 신봉하는, 원시성 물씬한 주술이라고 할까.

8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중동 달맞이길35번길 조현화랑서 여는 개인전 ‘보스코 소디’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혼합재료. 92×73㎝. 작가 소장. 조현화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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