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인상·구조조정에 회사채시장 `때이른 한파`

[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국내 회사채시장이 때이른 한파에 꽁꽁 얼어붙고 있다. 회사채 발행규모가 큰 폭으로 줄고 있고 유통시장에서의 회사채 거래량도 급감하고 있다. 12월 미국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저(低)금리 막차를 타려는 기업들은 늘어나는 반면 투자자들이 한 발 뒤로 물러서고 있다. 게다가 정부 주도의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자 우량 기업들도 돈을 빌려 투자하기보단 빌렸던 돈을 갚는 등 재무구조 안정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20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0월 들어 지난 19일까지 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 규모는 2조2254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기업들이 상환한 회사채는 2조9311억원으로 빌린 돈보다 갚은 돈이 많은 순상환(678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8월(1조2769억원)과 9월(2952억원)에 이어 3개월 연속으로 순상환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도 뚜렷한 빚 청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기업들은 지난해 연간으로 회사채를 2조4924억원 순발행한 반면 올들어서는 현재 2090억원을 순상환 상태다. 한 크레딧시장 관계자는 “작년에 비해 회사채 발행액이 30% 가까이 감소했다”며 “발행규모가 가장 큰 SK그룹도 18% 가량 줄였다”고 전했다.

거래량도 줄고 있다. 지난 7월 장외시장에서 10조667억원을 기록한 회사채 거래량은 8월에 7조7475억원, 9월에 6조6436억원을 기록하며 계속 감소세다. 이달 들어서도 지금까지 거래된 회사채는 1조8925억원으로 지난달 거래량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이 추세라면 3조91억원에 그쳤던 지난 2008년 10월 이후 8년만에 가장 적은 거래량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