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에 있는 생각과느낌의원에서 만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우열 원장은 “아빠 육아의 장점을 아이 정서발달 또는 엄마의 부담 완화 등에서 찾으면 안된다”며 “아빠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는 점을 알아야 적극적으로 육아에 동참한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우연한 기회에 육아를 시작했는데 아이와 애착 관계를 형성하고 나니 육아를 놓을 수가 없다”며 “아이가 나만 바라보고 엄마보다 나를 더 찾을 때 느껴지는 친밀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친밀감을 한번 느낀 아빠는 자발적으로 육아에 참여한다”며 “아빠가 육아에 참여하면 아이의 정서 발달에 당연히 도움이 되고 엄마도 부담이 줄어 아이에게 더 잘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육아를 전담하는 아빠가 생각보다 많다”며 “육아휴직을 낸 아빠는 3500명에 불과하지만 직장을 그만둔 아빠, 자영업 하는 아빠, 이직을 앞두고 잠시 집에서 쉬는 아빠 등등 14만명은 가정에서 주 양육자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하지만 여전히 아빠육아 문화는 낯설다”며 “아빠육아를 활성화하려면 정부 역할도 중요하지만 아빠들만의 커뮤니티가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엄마는 산후조리원 동기부터 시작해 육아관련 정보를 나눌 커뮤니티가 많다. 커뮤니티는 다양한 순기능이 있다.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기본이고 육아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반면 아빠들은 엄마들과 달리 아이와 단둘이 보내는 시간이 많다. 산책하거나 집 근처 카페에 가도 불편한 것이 한 두개가 아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 부담스럽다.
아빠를 위한 육아 커뮤니티가 필요하다는 것을 스스로 체득한 정 원장은 가끔 비슷한 처지에 있는 아빠들과 아이 동반 모임을 한다. 수영장과 놀이동산 등지에서 함께 만나 시간을 보낸다. 그는 “커뮤니티를 통해 자연스럽게 육아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다”며 “아빠가 아이들과 밖으로 자주 나올수록 아빠육아 문화가 자연스럽게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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