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연말공연' 향연…'연말특수' 효과 누릴까

코미디부터 스릴러…스테디셀러부터 초연작까지
연말공연시장 겨냥 작품 수십편 성찬
'공연티켓 1+1 지원' 혜택 힘입어
기업송년회 등 단체관람 크게 늘어
  • 등록 2015-11-26 오전 6:18:00

    수정 2015-11-26 오후 12:30:13

뮤지컬 ‘시카고’(왼쪽 첫번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두번째, 네번째), ‘프랑켄슈타인’(세번째) 등 올 연말 공연시장을 겨냥한 대작들이 동시에 관객을 찾는다(사진=신시컴퍼니·클립서비스·충무아트홀).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주식 유통시장에 ‘연말효과’란 말이 있다. 연말이면 다음 해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하면서 투자자와 거래자금이 많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공연계에도 ‘연말효과’가 존재한다. 이맘때면 공연제작사의 주요 레퍼토리 대작이 줄줄이 무대에 오르는가 하면 개막작품도 수십편에 이른다. 올해도 연말을 맞아 스릴러부터 코미디, 초연부터 스테디셀러까지 연말 관객몰이 경쟁에 불이 붙는다. 올해는 특히 공연티켓 1+1지원에 따른 반값티켓 혜택에다가 술 대신 공연을 보는 기업송년회 문화도 정착하면서 공연장을 찾는 관객이 부쩍 늘었다.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시카고’는 크고 작은 단체예약만 200여건에 달한다.

공연기획사 클립서비스 관계자는 “앙코르공연하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경우 영화에 대한 향수가 많은 중장년 관객층 덕분에 단체관람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1100석 규모의 2회차 공연티켓을 모두 구입하는 등 기업예매도 눈에 띄게 늘었다. 현재 200여개 중소·대기업의 단체예약이 확정된 만큼 원하는 날짜와 캐스트에 보려면 예매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검증’ 명작의 귀환…매진 행렬

연말공연 홍수 속에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는 작품은 이미 검증된 재연작들이다. 포문을 연 작품은 최정원·아이비콤비의 뮤지컬 ‘시카고’(2016년 2월 6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 1920년대 미국 시카고를 배경으로 관능적 유혹과 질투, 살인 등 성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2000년 국내 초연 이후 이번이 12번째다. 매번 80% 이상의 객석점유율을 기록하는 스테디셀러다. ‘미국식 쇼’의 진수를 맛볼 수 있어 연말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제작사 신시컴퍼니는 “현재 주요 예약상황을 보면 금융사·자동차·보험사·카드사·건설회사 등이 적게는 130장, 많게는 1230장까지 구매한 상태”라며 “정확한 수치 확인은 어렵지만 공연티켓 1+1 지원도 이어져 예년 연말보다 관객 수가 확실히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2016년 1월 31일까지 샤롯데씨어터)는 올 상반기 초연 이후 두 번째다.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주인공 ‘스칼렛’의 화려한 드레스와 황혼의 키스 장면 등 원작영화의 명장면을 무대 위에 살려냈다. 이번에는 미국 제작진과 협의 아래 스토리를 보강하고 음악·안무 등 상당 부분을 수정·보완했다. 배우 김소현과 바다, 김지우가 교대로 사랑스럽지만 고집 센 스칼렛을 연기하고, 남경주와 신성우, 김법래가 ‘레트 버틀러’로 무대에 선다.

뮤지컬 ‘레미제라블’(28일~2016년 3월26일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은 빅토르 위고의 소설이 원작. ‘캣츠’ ‘오페라의 유령’ ‘미스 사이공’과 함께 세계 4대 뮤지컬로 꼽히는 대작이다. 초연에서 장발장을 원캐스트로 소화했던 정성화와 함께 올해 일본 도호 프로덕션에서 장발장을 연기하고 돌아온 양준모가 각각의 매력을 뽐낸다.

이들에 이어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12월 16일~2016년 3월 13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연극 ‘에쿠우스’(12월 11일~2016년 2월 7일 DCF대명문화공장 1관)가 앙코르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 역을 맡은 김소현(왼쪽부터), 김지우, 바다(사진=클럽서비스).
팬심이 이끄는 별들의 전쟁

배우 조승우·유연석이나 ‘프랑켄슈타인’처럼 팬심이 도드라지는 작품도 매진 행렬에 동참했다.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2016년 2월 14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는 어느 날 벽을 자유자재로 드나드는 능력을 갖게 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프랑스 뮤지컬이다. 대사 없이 노래로만 이어지는 송스루 뮤지컬로 프랑스 특유의 감성과 아름다운 선율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에서 이지훈(왼쪽), 유연석(사진=쇼노트).
2006년 국내에 처음 소개했고 이번이 5번째다. 초반기에는 마니아 취향이었지만 횟수를 거듭하며 광범위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 공연에는 ‘응답하라 1994’ 등으로 인기가 높은 배우 유연석이 뮤지컬에 도전, 기대 이상이란 호평을 이끌고 있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26일~2016월 2월 28일 충무아트홀 대극장)도 출격한다. 충무아트홀이 자체 제작해 지난해 초연했다. 동명소설의 창작뮤지컬임에도 89회 공연으로 약 8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았고 제2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이번 앙코르에선 유준상, 박건형, 박은태, 한지상 등 인기배우가 대거 출연한다. 1000대 1의 오디션 경쟁을 뚫은 배우 최우혁이 합류했고 새로운 엔딩곡을 추가해 볼거리가 풍성하다.

재연 속 돋보이는 초연

‘마타하리’ ‘1789: 바스티유의 연인들’ 등 올 하반기에 오를 예정이던 신작이 줄줄이 미뤄지면서 초연 대형 뮤지컬로는 유일한 ‘오케피’(12월 18일~2016년 2월 28일 LG아트센터)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일본 스타작가 미타니 고키가 극작한 작품은 무대 아래 연주공간인 ‘오케스트라 피트’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린다. ‘1000만 배우’ 황정민이 3년 만에 뮤지컬에 복귀해 연출과 연기까지 책임진다.

오랜만에 장진 식의 코미디를 연극 무대서 만나볼 기회도 생겼다. 영화감독 겸 연출가인 장진이 13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연극 ‘꽃의 비밀’(12월 1일~2016년 1월 31일 DCF 대명문화공장 2관)도 있다. 네 명의 아줌마가 실수로 죽인 남편의 보험금을 받기 위해 각자의 남편으로 변장하면서 벌이는 해프닝을 장진 식 유머로 그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한 장면(사진=클립서비스).
뮤지컬 ‘시카고’의 한 장면(사진=신시컴퍼니).
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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