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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의리’가 대세다. 최근 대중들 사이에서는 ‘의리코드’라는 말을 타고 의리를 둘러싼 담론과 패러디가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TV와 각종 미디어는 물론이고 인터넷과 SNS까지 뜨겁게 달구고 있다. 한 연예인의 CF에서 촉발된 한국사회의 ‘의리열풍’을 살펴보기 위해 이데일리가 시민 100명에게 의리를 주제로 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20대부터 50대까지 각 세대별로 의리에 관한 생각의 차이를 들었다. 의리에 대해 각자 내리고 있는 정의, 의리하면 떠오르는 현상과 이미지, 의리문화가 필요한 곳과 없어져야 할 곳, 의리 하면 생각나는 사람 등에 대해 묻고 답했다.
△젊은 세대 ‘오락성 의리’ vs 기성세대 ‘진지한 의리’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 간에는 의리에 관한 확연한 시각차가 존재했다. 젊은 세대는 의리에 대해 코믹하고 오락적인 이미지를 떠올린 반면 기성세대는 진지하고 어두운 이미지를 주로 연상했다. ‘의리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를 묻는 질문에 20대는 김보성(19%), 으리·비락식혜(19%)를, 50대는 조폭(23%), 친구(16%), 패거리문화(14%)를 떠올렸다.
30대와 40대에서는 김보성(18%)과 사나이·남성(12%)이 먼저 꼽혔다. 이외에도 20대에서는 의리 패러디(6%)와 개그맨 이국주(2%), 30대에서는 의리게임(2%)과 허세(2%), 40대에서는 사랑(5%)과 군대(3%), 50대에서는 학연·지연(7%)과 전우애(5%) 등이 떠오른다는 의견이 나왔다. 소수 응답자 중엔 의리하면 ‘일베’가 떠오른다는 대답도 있었다. 회사원 박은영(41·여) 씨는 “예전에 김보성의 영화가 개봉했을 때 의리를 중시하는 한 일베 이용자가 영화에 관객이 너무 없다며 별점 10점을 주자고 제안해 그대로 실행된 적이 있다”며 “그 일화가 생각나 의리하면 일베가 먼저 떠오른다”고 말했다.
젊은 세대는 사적인 관계에서의 의리를 강조한 반면 기성세대는 공적인 의리를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리문화가 가장 필요한 곳’을 묻는 질문에 20대는 가족(17%)을, 50대는 정치(20%)를 1순위로 꼽았다. 또 30대는 친구관계(23%)에서, 40대는 정부(15%)가 의리문화를 최우선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회사원 김서연(30·여) 씨는 “예전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가족 간 범죄가 일어나는 것이 요즘 세상”이라며 “가족 간에도 의리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의리하면 떠오른다…연예인 ‘김보성’ vs 정·재계 ‘장세동’
의리하면 생각나는 사람은 누구일까. 연예인과 정·재계를 구분해 질문했다. 20~40대의 대답은 큰 차이가 없었다. 20대는 김보성(56%)과 박근혜(5%)를 꼽았고, 30대는 김보성(42%)과 문재인(9%), 40대는 김보성(25%)과 문재인(8%)을 떠오르는 사람으로 선정했다. 다만 50대에서는 장세동(17%)과 김보성(8%)이 꼽혔다. 운수업에 종사하는 김모(52·남) 씨는 “우리 세대는 유행이나 대중문화에 익숙하지 못하다”며 “의리하면 연예인 대신 우리 시대에 화제가 됐던 정치인들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고 말했다.
이들 외에 ‘의리 있는 연예인’으로는 이국주·최민수·하하·이효리 등이 선정됐으며 ‘의리 있는 정치인’으로는 노무현·유시민·김무성·이명박 등이 이름을 올렸다. 재계 인사 중에는 한화의 김승연 회장도 언급됐다. 회사원 김정훈(44세·남) 씨는 “김승연 회장이 구설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지만 자기 사람은 진짜 잘 챙긴다고 들었다”며 김 회장을 꼽은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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