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브리핑]공공성과 주주이익

  • 등록 2012-04-20 오전 8:30:20

    수정 2012-04-20 오전 8:30:20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민자사업으로 추진된 서울시메트로9호선이 요금인상을 공표한 가운데 서울시와의 마찰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요금 500원(48%) 인상을 결정한 메트로9호선 측에 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고, 이에 반발한 메트로9호선은 예정대로 6월16일부터 요금을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사업자 취소` 카드마저 꺼내 들었다.

서울시민들은 강서·여의도권과 강남을 이어주는 9호선이 개통되면서 상당히 편리해졌다. 사실 여의도 출근자인 기자도 강남권 약속은 기피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9호선이 생기면서 20분이면 강남에 도착할 수 있게 됐다. 접근성이 높아졌다고 9호선의 요금인상을 반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서울시 역시 전임 이명박 시장이 맺은 계약으로 괜히 공공요금을 올려 비난의 화살을 받고 싶진 않을 게다.

지금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메트로9호선이 현대로템(25%)과 맥쿼리한국인프라(24.5%) 등 일부 특정 주주들에게 연 15%의 보장수익률을 맞춰주기 위해 요금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는 부분이다.   이같은 얘기는 비록 상장사일지라도 공공재적 성격의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에게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통신업종 기업이 그 사례다. 이들은 정부의 통제 아래 있어 운신의 폭이 좁다.  

어제 3만원대마저 무너지며 52주 최저가를 찍은 KT를 보자. KT는 경기방어주 대표주자인 통신주로 꼭 1년전(3만7500원)에 비해 21%(7700원)나 하락했다. 1년전 코스피지수는 2100선을 넘어선 상태로 코스피 하락률(6%)보다 3배이상 높다. 

경기방어주는 호황이든 불황이든 주가 변동성이 낮은 종목으로 안정적인 주식투자대상으로 꼽힌다. 하지만 KT(030200)의 주가흐름은 경기방어주라 부르기 민망할 정도다. KT 주가가 3만원을 밑돈 것은 2008년 10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3년여만에 처음이다.

이석채 KT회장이 주가 저평가를 얘기하며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지만, 최근 KT의 주가부진에는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이 크게 자리하고 있다. 여기에 LTE경쟁 심화로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는 점도 부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우리나라의 가계 소득대비 통신요금 부담이 과중하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MB 정부의 공약인 `반값 등록금` `통신비 인하` 등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에 정부에서 다소 과하게 통신사들을 압박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KT 뿐만 아니라 한국전력(015760), 한국가스공사(036460), 지역난방공사(071320) 등 공공재적 성격의 사업을 영위하는 상장사일수록 `정부통제의 불확실성`이라는 투자리스크는 늘 존재한다. 그럼에도 KT가 향후 3년간 최소 주당 2000원을 배당키로 한 점을 고려한다면, 배당주로서의 매력은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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