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하지요. 그런데 판 적은 없습니다." 주식투자 하느냐고 물었더니, 이 임원이 한 답이었다. 그것도 "단 한 종목만 샀다"며 여유롭게 웃었다. 술이 확 깼다. 그럼 결과는 뻔했다. 상장폐지로 휴짓조각이 됐거나, 대박이 터졌거나. 기다릴 것도 없었다. 몇 년간 사기만 했다는 그 주식이 어딘지 대놓고 물었다.
삼성전자. 바로 내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이 몇 년간 삼성전자를 사기만 한 사람이었다. 30만원할 때도 샀고, 40만원할 때도 샀고, 50만원할 때도 사기만했단다. 당시 삼성전자 주가는 100만원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그가 주식을 단 한 번도 팔지 않은 이유는 그의 아들이었다. 이 주식은 그의 아들이 대학가서 쓸 밑천이었다. 그러니 팔 수가 없었다. 최근에 아들이 대학에 입학했고, 나중에 해외연수나 결혼 자금 등 목돈이 필요할 때 주식을 처음으로 팔겠다고 했다. 스파클링 와인처럼 톡 쏘는 말이었다.
삼성전자(005930)가 전날 110만원을 돌파했다. 사상 최고가다. 문득 그가 아직까지 이 주식을 팔지 않고 들고 있는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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