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부 브리핑)GE와 삼성전자

  • 등록 2008-04-14 오전 8:09:29

    수정 2008-04-14 오전 8:09:29

[이데일리 손희동기자] 한국과 미국의 실적발표가 시작부터 엇갈리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주 실적을 발표한 세계 3위의 알루미늄 업체 알코아는 예상을 하회하는 수준의 실적을 공개한 반면, 한국의 LG디스플레이(034220)포스코(005490)는 예상외의 선전을 보였다.

미국의 실적부진은 GE의 어닝쇼크에서 보다 가시화됐다. GE는 지난주말 1분기 순익이 전년동기대비 6% 감소했다고 발표했고, 주당순이익은 44센트를 기록, 월가 전망치인 51센트를 크게 밑돌았다.

GE가 어떤 기업인가? 1890년 에디슨전기회사로 출발한 GE는 가정용 전구에서 항공기 엔진까지 수백개 군의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로 미국을 상징하는 기업 그 자체다.

GE의 활동영역은 제조업에만 그치지 않는다. 금융, 방송, 헬스케어 등 서비스업 부문에서도 그 성과가 작지않아, 대부분의 산업을 망라하는 그야말로 미국경제의 축소판이다.

GE의 어닝쇼크가 빌미가 돼 지난주말 뉴욕 다우존스 지수는 2.04% 하락했다. 나스닥도 2.6%나 떨어졌으며, 이는 유럽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금융발 신용위기가 실물경기 침체로 전이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GE와 필적할만한 한국 기업은 누가 뭐라해도 삼성전자(005930)다. GE처럼 다양한 사업군을 보유한 건 아니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일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한국의 몇 안되는 간판선수다.

그나마 삼성전자의 실적전망은 다행히도 밝은 편이다.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48%나 늘어난 1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시장에선 보고 있다. 이는 당초 전망치보다 2000억원 가량 늘어난 수치다.

향후 전망은 더욱 긍정적이다. D램 가격 인상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하반기부터는 실적개선세가 뚜렷해 질 것이란 근거에서다. 올 한해 순이익 규모가 4년만에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작년과 마찬가지로 이번 실적발표를 전후해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있을 것으로 보여 주가의 탄력도를 높여주고 있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와 포스코가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음에도 지난 한주 주가는 각각 5.8%와 5.3%씩 떨어졌다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성급한 기대를 갖는 건 금물이다.

더군다나 삼성전자는 주가가 68만원에 달해 연중 최고치를 넘어서고 있다. 각 증권사가 내놓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는 조금씩 상향조정되는 중이지만 시장가격이 한달여 만에 24.3%나 올랐다는 건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번주 미국 금융주들의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는 점과 맞물려 외국인의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경우 삼성전자의 상승세가 지속되리란 보장도 없다.

실적은 실적대로 의미가 있지만, 국내증시가 글로벌 증시와 무관하게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의 선전은 반갑기 그지 없는 일이지만 삼성전자만 바라보기에는 대외 여건이 녹록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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