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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경쟁사 세탁기 고의 파손 혐의로 고소당해 재판을 받으면서 출국금지 대상이 됐던 조성진 LG전자(066570) 부회장이 출국금지 일시 해제 승인을 받아 2015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CES에 참석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조 부회장이 두 차례 소환에 응하며 수사에 협조한 만큼 기업 활동 보장 차원에서 일시적으로 출국금지를 풀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례를 비춰볼 때 최 회장의 일시 출국금지 해제 신청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 새해 5조원대 투자계획을 발표하며 글로벌 파트너링 등 협력과 인수합병(M&A)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최 회장으로서는 해외 주요 인사들과 만날 수 있는 다보스포럼이 새해 글로벌 경영의 첫 출발점이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최순실 게이트 특검팀이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을 출국금지 조치한 이후 SK그룹은 최 회장의 다보스포럼 참석을 위해 출국금지 해제 신청을 검토, 조만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다보스포럼이 17일부터 열리는 만큼 늦어도 다음 주중에는 해제 여부에 대한 최종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측 관계자는 “출국금지 일시 해제와 관련해서 신청 기한 등이 정해져 있지는 않다”면서 “해당 검사가 판단할 문제이지만 수사가 끝날 때까지는 쉽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 2010년 다보스포럼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사빅(SABIC) 최고경영진을 만나 이후 수차례 설득 끝에 울산 넥슬렌 공장 합작을 이끌어낸 바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올해 다보스포럼에 참석하는 경영진 명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올해 글로벌 경영을 확대한다는 계획이지만 정작 총수의 경영활동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내부적으로 아쉬움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서도 무리한 특검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되면서 기업들의 경영활동이 제약을 받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