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세계 4대 축으로 구분된 해운동맹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각각 다른 해운동맹에 속한 한진해운(117930), 현대상선(011200)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형선박을 보유하고 있지 않는 등의 이유로 해운동맹에서 배제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해운동맹에 남기 위한 기업의 노력과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M&A에 새 동맹 결성까지…급변하는 세계 해운시장
|
10일 업계에 따르면 선박 적재량(선복량) 기준 세계 3위 해운업체인 CMA-CGM(프랑스), 5위 에버그린(대만), 6위 COSCO(중국), 10위 OOCL(홍콩)이 새로운 해운동맹(2CEO)을 결성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해운동맹은 선주회사 2개 이상이 노선과 선박을 공유해 운용 선박 대수를 줄이면서도 노선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일종의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말한다.
이와 함께 동맹의 울타리를 넘나드는 해운사 간 인수합병도 이뤄지고 있다. 오션3 소속 CMA-CGM은 G6에 속한 APL(싱가포르)을 인수하고, CKYHE 소속 COSCO는 오션3의 CSCL(중국) 컨테이너 부문을 흡수합병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새로운 동맹의 등장과 해운사간 인수합병으로 인해 4개 해운동맹으로 유지되던 세계 해운시장이 2017년 이후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처럼 전세계적인 불황으로 인해 꽁꽁 얼어붙은 해운업 시장에서 살아 남기 위해 해운업체들은 합종연횡을 통해 서비스를 개선하고 운임을 인하하는 등 다른 해운사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대형선박 없는 韓해운사, 동맹 퇴출 우려 심각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는 치열한 세계 해운업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의 입지가 좁아지리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들 업체들이 1만 4000TEU(1TEU=20ft 길이의 컨테이너 박스 1개)급 이상의 저원가 대형선박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서다. 저원가 대형선박은 다른 해운업체와 공간을 교환할 수 있기 때문에 동맹결성에 있어서 매력적인 요소로 꼽힌다.
한국선주협회 관계자는 “동맹을 결성하는 데에는 대형 선박 몇척을 갖고 있느냐가 동맹 내 지분을 뜻한다고 볼 수 있는데 우리 업체들은 대형선박을 갖추고 있지 못해 다른 업체가 관심을 가질 지 의문”이라며 “만약 새로운 동맹 구도에서 배제되면 화주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고 일감이 끊기면 관련 산업이 지금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해운 전문가는 “외국의 경우 컨테이너선사에 대한 정부 지원이 잘 이뤄지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유독 정부 지원이 이뤄지지 않거나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현재 국내 해운업체들이 동맹에서 퇴출될 수 있는 위기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대형선박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의 통큰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