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메르스 예산 3배 늘었지만…안전처는 '모르쇠'

내년도 부처별 재난안전예산 15조 잠정 책정
감염병 52억→158억, 검역관리 55억→118억원
대응계획·부서 구성해놓고 안전처 감염병 예산 0원
여당서도 "전문가 채용하고 예산 투입하라"
  • 등록 2015-06-26 오전 6:00:00

    수정 2015-06-26 오전 6:00:00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등 감염병 관련 내년도 예산이 올해보다 3배 가량 증액됐다. 하지만 감염병 대책을 마련하겠다던 국민안전처 발표와 달리 관련 예산은 보건복지부에만 책정됐다. 메르스 사태를 겪고도 안전처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보강하기는커녕 팔밀이에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안전처가 부처별 내년도 재난·안전사업 예산 요구서를 집계한 결과, 메르스 등 감염병 관련 조직·인원을 확대하는 내용의 ‘감염병 예방관리’ 예산이 올해 52억원에서 내년에 158억원으로 106억원(203%) 늘었다. 또 해외 감염병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검역관리’ 예산도 55억원에서 118억원으로 63억원(115%) 증액됐다. 복지부는 이 같은 예산을 비롯해 재난안전 총예산 153억원(2.6%)을 증액했다.

안전처도 재난안전 예산을 908억원(3.9%) 증액했지만, 감염병 관련 사업은 아예 예산 항목에서 제외했다. 안전처는 ‘재난안전통신망 구축’, ‘연안구조장비 도입’, ‘국가안전대진단’ 예산 등을 증액했다. 안전처 담당자는 “주요사업 예산에 메르스 등 감염병 예산은 없다”며 “감염병 예산은 주무부처인 복지부가 편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안전처 소관법률인 재난및안전관리기본법(3조)에 따르면, 안전처는 감염병 등 사회재난 발생 시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안전관리 책임을 맡도록 명시돼 있다.

또 안전처는 “해외유입 감염병으로부터 국민 건강을 지켜나가기 위한 대응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며 지난 3월 발표한 안전혁신 마스터플랜에 감염병 대책을 포함시켰고, 감염병 대응부서로 특수재난실을 신설했다.

감염병 관련해 재난안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기로 업무 계획·조직을 짜놓고도 실제로는 사업예산을 책정하지 않는 모순적인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이와 관련 김한표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열린 국회 국민안전특위 전체회의에서 “국민들은 메르스로 고통받고 있는데 안전처는 복지부 뒤에 숨어 있었다”며 “감염병 전문가가 부족하면 전문가를 채용하고 긴급예산도 투입하면서 적극적으로 재난대응에 나서달라”고 지적했다.

한편, 부처별로 요구한 내년도 재난안전 예산은 총 15조 1170억원으로 올해보다 4070억원(2.8%) 증가했다.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 따라 올해부터는 부처별로 요구한 재난안전 예산이 안전처에 모두 취합된 뒤 기획재정부로 제출된다. 안전처가 투자방향·우선순위·적정성 등을 검토해 내달 20일까지 해당 예산을 기재부에 제출하면 기재부 심의를 거쳐 8월께 정부 예산이 확정된다.

(단위=원, 출처=국민안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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