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컷’ 단행한 파월…"새로운 금리인하 속도로 간주 말라“(종합)

2년 6개월 만에 피벗 나선 연준...첫 시작은 50bp인하
올해 최종금리 4.4% 제시…추가 50bp 가능 전망
실업률 4.0→4.4%…경제성장률 2.1→2.0%로 조정
美경제 낙관론 펼쳐…“고용시장 강세 유지 위한 결정”
“양적 긴축 종료는 없어..금리인하와 병행 가능"
  • 등록 2024-09-19 오전 4:56:18

    수정 2024-09-19 오전 5:10:40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년 6개월 만에 ‘피벗’(긴축정책 종료)을 단행하면서 기준금리를 50bp나 인하하는 ‘빅컷’을 결정했다. 최근 실업률이 상승하는 등 고용둔화 현상이 나타나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실업률이 4.3%로 뛴 7월 고용보고서를 봤다면 7월에 금리인하를 시작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를 고려하면 뒤처진 금리인하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빅컷을 단행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그는 연준이 빅컷 속도를 계속 낼 것이라고 가정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AFP)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첫 ‘빅컷’ 결정

연준은 17일~18일(현지시간) 이틀 일정으로 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보다 0.5%포인트 낮춘 4.75~5.00%로 결정했다. 코로나19사태로 인한 긴급 금리인하를 제외하고 연준이 50bp 인하를 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 처음이다.

다만 만장일치는 아니다. 미셸 보우만 이사는 ‘매파’인 미셸 보우만 연준 이사는 0.25%포인트 인하에 투표하면서 투표위원 총 12명 중 11명만 ‘빅컷’에 찬성한 것으로 보인다.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한국 기준금리(3.50%)와 차이는 150bp(1bp=0.01%포인트)로 좁혀졌다. 지난 2022년 3월부터 이어진 긴축 기조가 드디어 종료된 것이다.

연준은 성명에서 “위원회는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을 얻었으며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대한 위험이 대략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연준은 올해 최종 기준금리 수준을 4.4%(중간값)로 제시했다. 3개월 전 예측(5.1%)보다 0.475%포인트나 대폭 하향한 것이다. 남은 11월과 12월 회의에서 대략 50bp(47.5bp) 금리인하가 추가로 단행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구체적으로 총 19명 위원중 가장 많은 9명은 올해말 정책금리를 4.25~4.5%로 내다봤다. 7명은 4.5~4.7%이었다. 가장 큰폭의 금리인하를 전망한 위원은 1명으로 4.0~4.25%로 봤다. 추가적으로 75bp 인하가 더 가능할 것으로 본 것이지만 소수에 그친 것이다. 나머지 2명은 4.75~5.0%로 전망했다. 이번 ‘빅컷’이 올해 마지막으로 본 것이지만, 이 역시 소수파다.

연준은 내년과 내후년 기준금리 전망치도 모두 하향 조정했다. 내년 최종금리는 4.1%에서 3.4%로, 2026년 금리 전망은 3.1%에서 2.9%로 낮춰 잡았다. 다만 중장기 금리도 2.8%에서 2.9%로 높였다.

연준이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2.0%로 제시했다. 3개월 전 예측(2.1%)보다 하향한 것이다. 내년과 내후년 성장률은 모두 2.0%로 유지했다.

특히 올해 실업률은 4.4%로 대폭 상향 조정한 점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3개월 전 예측(4.0%)보다 0.4%포인트 올라갔다. 연준은 최근 이중 책무 중 물가둔화보다는 고용둔화 리스크를 막는 데 초점을 잡겠다고 밝혀 왔고 이를 감안해 빠른 금리인하를 결정한 것이다.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하향 조정했다.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2.3%로 3개월 전(2.6%) 대비 0.3%포인트 낮췄다. 식품과 에너지 등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한 근원 PCE물가 상승률은 2.6%로, 3개월 전(2.8%) 대비 0.2% 포인트 내려 잡았다. 다만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과 전쟁 종료를 선언하지는 않았다. 그는 “인플레이션은 한동안 2%대 근처서 머물 것”이라며 “인플레와 전쟁에서 완전 승리를 선언한 것은 아니다”고 했다.

빅컷 내렸지만 美경제 낙관론 펼쳐…“고용시장 강세 유지 위한 결정”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결정은 정책 기조를 적절히 재조정하면 완만한 성장과 인플레이션이 지속 가능한 2%로 하락하는 상황에서 고용시장의 강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빅컷 결정은 고용시장을 유지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점을 누차 강조했다. 그는 “통화정책의 적절한 재조정은 고용시장 강세 유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고용시장이 현재 심각한 침체 우려를 보이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 우려하는 경기침체 시그널 차단에 최대한 힘을 기울인 것이다. 그는 “고용시장 냉각은 확실하지만, 여전히 최대 고용 상황과 비슷하다”면서 “고용시장을 지원하는 시기는 고용시장이 강할 때, 즉 정리해고가 시작되기 전”이라고 강조했다. 또 “미국 경제는 기본적으로 괜찮다”고 덧붙였다.

파월 “50bp, 새로운 금리인하 속도로 간주해선 안돼..QT종료는 없어”

연준 이사들은 점도표에서 올해 추가로 50bp인하를 점쳤지만, 파월 의장은 향후 금리인하 속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는 “50bp인하를 새로운 금리인하 속도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며 “데이터에 기반해 빠르게 또는 느리게 움직일 것”이라고 답했다. 향후 들어오는 데이터에 따라 ‘스몰컷’, ‘빅컷’을 고려할 수 있다는 얘기다.

파월 의장은 또 양적긴축(QT·대차대조표 축소)을 종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QT는 연준이 매입한 채권의 만기가 다가왔을 때 재투자하지 않거나 보유하던 채권을 만기 전에 매각해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것으로 기준금리 인상과 함게 연준이 사용하는 주요 긴축 수단이다. 연준은 2022년 6월부터 600억달러의 국채와 350억달러의 모기지담보부증권을 재투자하지 않고 소멸시키는 방식으로 매달 대차대조표를 축소해 왔다. 그러다 지난 6월부터는 양적긴축 속도조절에 나섰지만 종료는 하지 않았다. 양적긴축까지 종료하고 양적완화(QE)를 꺼내들 때는 심각한 경기침체가 나타났을 때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은 “양적긴축 중단 계획은 없다”며 “금리인하와 병행 가능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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