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지난해 연이은 적자로 감산에 돌입했던 반도체 업계가 인공지능(AI) 훈풍을 타고 출하량을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와 함께 올해 2분기에 호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경우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6년 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
| (그래픽=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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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매출액 전망치는 연결 기준 73조390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 매출액 60조55억원 대비 22% 늘어난 수준이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8조2029억원으로 1년 전 6685억원보다 1127%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선두주자인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2분기 매출액 15조6953억원, 영업이익 4조6870억원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2조8821억원)와 비교해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올해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이 과거 최대치였던 2018년 20조8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증가하는 메모리 수요에 따라 감산을 마치고 올해부터 출하량을 늘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주요 D램 업체들의 2분기 출하량은 직전 분기 대비 모두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는 한자릿수 초반에서 중반 퍼센트까지, SK하이닉스는 한자릿수 중반대로 출하량이 증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출하량이 늘면서 수급 개선 여파로 공급업체들의 실적 개선도 이어질 전망이다. D램의 경우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HBM 출하 확대가 D램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점쳐진다.
‘아픈 손가락’으로 불리던 낸드플래시 역시 AI 확대로 고용량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프리미엄 제품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흑자 기조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트렌드포스는 “2분기 낸드 가격이 전기 대비 13~18% 상승할 것”이라고 했다. 낸드플래시 시장이 실적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일본 낸드플래시 메모리 업체 키오시아(옛 도시바메모리)는 1년 8개월 만에 감산을 끝내고 가동률 100%로 생산 라인을 정상화했다고 밝혔다.
다만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시스템LSI 사업부의 실적은 다소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파운드리는 선단공정의 낮은 가동률과 성숙 공정에서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가격 인하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시스템LSI는 스마트폰 고객사들의 부품 가격 인하 압박으로 연내에 의미 있는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