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틱톡에서 불고 있는 ‘리틀 라이프’ 독자 리뷰 공유 모습. 사진은 틱톡 캡처 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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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2016년 국내에 출간한 미국의 한 소설이 뒤늦게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역주행 중이다. 숏폼(짧은 동영상) 앱 틱톡 등 소셜미디어(SNS)에서 이 책을 읽고 눈물 흘리는 독자들의 영상이 널리 퍼지면서 영향을 받았다.
9일 주요 서점가에 따르면 아시아계 미국 소설가 한야 야나기하라가 쓴 장편소설 ‘리틀 라이프’ 총 2권(시공사)의 판매 순위가 급등하고 있다. 교보문고 6월 첫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에서는 종합 18위에 진입했다. 인터넷 서점 예스24와 알라딘에서는 이날 현재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SNS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책을 읽은 이들은 “충격적이고 가슴 아프다”, “눈물이 나 몇 번을 읽다 멈춰야 했다”며 폭풍 오열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특히 미국 틱톡에서의 이같은 열풍을 소개한 유튜브 동영상이 최근 300만뷰 이상을 기록하면서 이 책에 대한 관심이 치솟았다. “궁금해서 못 참고 주문했다”는 독자들의 반응이 이어졌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연예인 추천이나 유튜브 추천이 아닌 미국의 틱톡으로 인해 국경을 넘나들며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 독자들의 감상도 SNS에 재공유되면서 관심이 불어났다”며너 “종이책 재고가 없어 예약 판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틀 라이프’는 미국에선 2015년 출간됐다. 책은 어린 시절 끔찍한 학대와 폭력의 트라우마를 지닌 비밀스러운 인물 주드의 이야기를 그린다.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하고 잘나가는 변호사로 살고 있지만, 사실은 친구들에게 말 못 할 어두운 과거를 가졌다. 그는 태어나자마자 쓰레기장에 버려지고 수도원에서 자라는 동안 학대를 당했다. 그해 영국 부커상과 미국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올해의 책으로 꼽는 등 호평을 받았다. 소재의 선정성으로 인해 뜨거운 논쟁작이기도 했다.
문학동네 편집자이자 북튜버 ‘편집자K’는 이미 지난해 “내가 아는 가장 뜨거운 책”이라며 “고요히 새겨진 활자가 모여 사람을 이렇게 휘두를 수 있단 걸 처음 알았다. 쉽게 권할 수 없으나 일단 읽어버린다면 당신이 이 작품을 영원히 잊지 못하리라는 건 보장할 수 있다”고 추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