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두 자율주행 특허 1237건…지방정부 규제완화에 질주

[신정은의 중국기업 탐방기⑦]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
아폴로 프로젝트, 현대차 등 글로벌 177개 기업 참여
中서 300대 이상 데이터 축적…누적 거리 300만km
  • 등록 2020-01-23 오전 5:00:00

    수정 2020-01-23 오전 8:09:38

바이두 본사 ‘무인 자율주행 체험 정류장’ 앞에 세워진 두 대의 자율주행차. 사진=신정은 특파원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 최대 포털 기업 바이두 본사 앞에는 자율주행차들이 정차해 있는 정류장이 있다. 중국 시민들에게 바이두의 자율주행 기술을 각인시키는데 일조한 상징적인 곳이다.

정류장에서는 감투처럼 자율주행 장비를 머리 위에 올려놓고 있는 링컨 세단들이 세워져 있다. 아폴로 자율주행차는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하는 라이다(LIDAR) 2대와 전면·측면·후면의 6대 카메라, GPS 2대, 다양한 레이더 등을 탑재해 운전자 개입 없이 운행하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을 구연한다.

아폴로 프로젝트는 중국 최대 IT 기업 바이두가 주도하는 중국 최대 자율주행자동차 연구 사업이다. 현재 현대자동차(005380)를 포함해 포드, BMW 등 완성차 업체와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ICT 업체 등 177개에 달하는 기업이 함께하고 있다. 한 기업이 전세계 자율주행기술 개발을 선도하는 셈이다.

바이두 관계자는 “요즘 바이두에서 가장 바쁜 팀이 아폴로 개발팀이 아닐까 한다”며 “전국은 물론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자율주행 테스트를 하고, 무인 로보택시(Robotaxi)를 비롯한 다양한 상용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두는 중국에서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차량을 300대 이상 운행하며 데이터를 축적했다. 자율주행 관련 특허도 중국에서 가장 많은 1237건을 보유하고 있다. 바이두 아폴로는 수많은 ‘최초’ 타이틀을 자랑한다.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과정에서 지방정부가 별다른 제약 없이 자율주행 테스트를 허가해준 덕분이다.

후베이성 우한은 지난해 9월 국가스마트자동차테스트 시범구를 만들면서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차량 상용 라이선스를 바이두에 발급했다.

지난해 12월 30일 베이징시 당국이 승객을 태운 채 자율주행을 시범 운행할 수 있는 무인택시 허가를 바이두에 처음으로 내준 것은 상징적인 ‘사건’이다. 중국정부의 파격적인 지원 덕에 구글 웨이모가 미국 일부 지역에서 운영 중인 자율주행 택시 시범 서비스를 베이징에서 실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바이두는 현재까지 중국 23개 도시에서 자율주행 테스트를 했으며 그 거리만 누적 300만km에 달한다.

바이두가 중국에서만 잘나가는 우물안 개구리도 아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자 자율주행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자율주행차 누적 주행거리가 선두권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업체들이 각종 규제에 가로막혀 자율주행 상용화 서비스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법규는 각종 사고 예방 등을 이유로 실외도로에서 자율주행차 테스트 허가를 내주는데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현대차 역시 국내가 아닌 미국에서 4단계 이상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대비해 로보택시 실증 사업 등을 전개할 계획이다.

장둥천 바이두 부총재는 “베이징시가 자율주행 분야에서 이룬 성과는 누구나 알고 있다”며 “바이두 아폴로는 관련 도로 테스트 관리 규정을 엄격히 준수해 안전을 충분히 보장하고, 하루 빨리 간편하고 아름다운 교통 운행 생활을 만들기 위해 자율주행 기술을 향상시키겠다”고 말했다.

바이두 자율주행 택시가 거리를 달리고 있다. 사진=바이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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