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중 무역전쟁 비상등 켜진 한국경제

  • 등록 2018-06-19 오전 6:00:00

    수정 2018-06-19 오전 10:45:59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미국이 지난 15일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고, 중국은 바로 다음날 같은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과 자동차 등에 역시 25%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관세폭탄에 보복관세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세계 1~2위 경제대국이 한 치도 양보없이 ‘총성없는 전쟁’에 돌입한 셈이다.

미·중 무역전쟁은 세계 경제에 커다란 악재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달러화 강세 등으로 신흥국들이 통화위기에 부딪친 상황에서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는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미·중 통상갈등이 유럽과 일본 등 주요국으로 확산되면 교역이 위축돼 세계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당장 국제유가와 금속, 곡물 등 원자재 가격이 2% 이상 급락했다.

특히 우리 경제에는 직격탄이라는 점이 걱정이다. 우리 기업이 중국에 수출하는 물량의 80%가 중간재다. 중국의 대미 수출이 타격을 받으면 연쇄적으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의 대중 수입이 10% 줄면 한국의 대중 수출이 연간 282억 6000만 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의 철강, 세탁기 등에 대한 고율 관세도 우리 수출에는 걸림돌이다.

반도체 등 정보통신기술(ICT) 부문을 제외하면 수출도 힘을 잃고 있다. 지난 4월 ICT 부문 수출은 전년 대비 10.9% 증가하는 등 17개월 연속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비 ICT 부문은 2월부터 3개월째 마이너스 성장세다. 전체 증가율도 1월 22.3%, 2월 3.3%, 3월 6.0%, 4월 -1.5%로 둔화하고 있다. 반도체 경기가 꺾이면 순식간에 고꾸라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우리 경제는 지금 생산과 투자, 소비가 둔화하고 고용이 감소하는 등 악화일로에 처해 있다. 버팀목인 수출마저 무너지면 기댈 데가 없어지게 된다. 더욱이 미·중 무역전쟁은 세계 경제의 주도권을 놓고 벌이는 패권다툼으로 일시적으로 끝날 조짐이 아니다. 최악의 상황까지 감안해 수출시장 다변화 등 효율적인 대응전략을 세워야 한다. 당장 규제혁파 등 경제의 숨통을 터주는 게 급선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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