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봤어요] 더 가볍고 날카롭게 쏜다, 스팅어 2.0 터보

  • 등록 2017-09-16 오전 6:00:00

    수정 2017-09-16 오전 10:40:26

스팅어. 기아자동차 제공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지난 5월 기아자동차(000270)가 야심 차게 출시한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 ‘스팅어’는 가솔린 3.3 터보와 2.0 터보, 디젤 2.2 터보 등 세 가지 엔진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까지 판매된 엔진별 비중을 보면 3.3 터보가 47%로 가장 높고, 2.0 터보가 45%, 2.2 디젤이 8% 순이다. 최상위 트림 3.3 터보 못지않게 2.0 터보에 대한 수요도 상당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스팅어 3.3 터보 모델은 앞서 지난 6월 열린 미디어 대상 시승회를 통해 먼저 경험한 바 있다. 또 다른 인기 모델인 2.0 터보를 최근 시승해 두 차량 간의 장단점을 비교해봤다. 3일간 서울 시내와 새로 개통된 춘천-양양 고속도로를 오가며 도심과 고속도로 구간을 모두 체험했다.

3.3 터보와 비교해 2.0 터보 모델은 보닛과 타이어 휠 등에 미세한 차이가 있지만, 겉으로 봐서 한눈에 구분되는 외관적 특징은 없다.

제원상 나타나는 배기량의 숫자 역시 가장 큰 차이다. 3342㏄의 3.3 터보와 비교해 2.0 터보는 1998㏄의 낮은 배기량을 바탕으로 최고출력 255마력으로 3.3 터보보다 110마력가량 떨어진다. 최대토크도 52.0㎏·m의 3.0 터보와 비교해 많이 떨어진 35.9㎏·m이다.

이러한 출력과 토크만 놓고 보면 2.0 터보의 장점이 하나도 없어 보인다. 하지만 직접 도로 위를 달리는 순간 머릿속에 있던 숫자는 사라진다. 오히려 135㎏ 적은 차량의 무게를 바탕으로 중고속 구간에서 더 경쾌하고 가볍게 달릴 수 있다. 특히 시내 구간에서의 차선변경은 2.0 터보가 훨씬 수월하게 다가왔다.

경쾌했던 도심 구간에서의 운전 느낌과 달리 단단하고 탄력적으로 세팅된 서스펜션 때문인지 고속도로를 오래 달릴수록 몸에 다가오는 피로감이 누적된다. 차량 균형의 흐트러짐으로 인한 불안감은 없으나, 차를 꽉 잡아주는 느낌이 덜해 시속 180㎞ 이상 초고속 구간에서 특히 3.0 터보와 비교해 안정감이 떨어진다. 고속 상태에서도 빠른 엔진 응답을 얻고 싶다면 스포츠모드로 변경하는 것을 추천한다.

스팅어 2.0 터보를 추천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핵심 요소는 바로 가격이다. 3500만원부터 시작하는 2.0 터보 모델은 옵션을 모두 붙여도 3.3 터보의 시작가보다 저렴하다. 경쟁 수입차와 비교해선 월등히 앞서는 편의사양에도 1000만원 이상 싸다. 3.3 터보와 비교해 배기량 차이에서 얻을 수 있는 세금 절약 효과도 무시할 수 없으며, 공인연비도 10.4㎞/ℓ로 ℓ당 2㎞가량 효율성이 높다. 연비 효율성 측면에서 디젤 모델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가솔린 엔진 특유의 정숙성을 갖췄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러모로 매력적인 가격 책정으로 여겨진다.

최근에는 2.0 터보에 브렘보에서 공급하는 고성능 브레이크와 기계식 차동기어 제한장치 등을 적용해 주행 성능과 제동력을 강화한 ‘드림 에디션’이 새로 출시됐다. 가격은 3910만원이다. 기본 브레이크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던 고객들이 많았던 만큼, 구매 시 브레이크 옵션에 대한 고민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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