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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해운사 중 가장 큰 규모를 갖춘 한진해운은 한진그룹의 전방위적인 엄호를 받으며 재무구조를 개선 중이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자회사 한진해운이 발행한 2200억원 규모의 영구채(신종자본증권)를 사들였다. 한진해운은 영구채 발행을 통해 얻은 자금으로 대한항공에 진 빚을 갚았다.
이로써 대한항공에 대출을 받으면서 한진해운이 제공했던 영국 런던 사옥, 자기주식, 상표권 등 담보도 소멸됐다. 담보 소멸로 인해 한진해운은 이들 자산의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약 3000억원을 추가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진칼은 손자회사인 한진해운의 미국·유럽연합 등록 상표권을 1113억 2400만원(9050만 달러)에 사들였다. 한진해운은 브랜드 및 상표권의 지적재산권의 관리 권한을 한진칼에 넘겨 자금을 확보했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11월 현대아산 주식을 현대엘리베이터에 매각하고 일부 자산을 담보로 4500억원을 마련하기도 했다. 지난 1월에는 보유 중인 374억원 규모의 현대아산 주식을 현대엘리베이터에 매각하고 현대증권 보유주식을 담보로 327억원을 단기차입해 총 700여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추가로 현대상선이 추진하고 있는 자구안은 △자산매각 △비협약채권에 대한 채무조정 △용선료 협상 등으로 요약된다. 현재는 용선료 협상에 힘을 쏟고 있다. 현대상선은 지난달 22일부터 런던, 싱가포르, 일본, 뉴욕 등지의 해외 선주사와 용선료 인하 협상을 진행 중이다. 2조원에 달하는 용선료를 깎아야 채권단의 신뢰를 얻고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고군분투 중인 해운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정부는 부채 비율을 400% 이하로 줄이면 자금을 지원하는 선박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부채비율이 640%인 한진해운, 1700%인 현대상선에게는 실효성이 없는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선주로부터 배를 빌려 운용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펼치는 국내 해운업체들에게 과도한 기준을 제시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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