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로섬게임]③자율협약 들어간 중소조선 '좌초 vs 회생' 갈림길

국내 중소조선 수난시대
STX조선해양·성동조선 등 4곳
채권단 경영의존 구조조정 압박
  • 등록 2016-01-20 오전 5:00:10

    수정 2016-01-20 오전 5:00:10

[이데일리 최선 기자] 우리 중소 조선업체의 최대 적은 중국의 업체들이다. 중국의 대형조선소는 정부의 보조금 지원을 받고, 자국에서 발주한 사업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중국 대형 조선업체가 중소 선박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업체마다 차이가 있지만 40~70%는 중소 선박을 수주하고 있다.

지난해 통계를 보면 한국과 중국이 각각 수주한 선박은 1014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1024CGT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척수로 따지면 중국은 452척으로 한국이 수주한 262척보다 72.5% 많은 선박을 수주했다. 중국 조선업체가 수주한 선박의 크기가 중소 선박에 치중돼 있다는 얘기다.

기술개발 투자가 미흡하고 설계를 외주로 받는 국내 중소조선 업계에는 위기 상황이다. 넘어야 할 산이 높고 많다. 중국과 먹거리 쟁탈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대형 조선업체와의 기술 제휴,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현재 우리 중소 조선업체는 줄줄이 자율협약 절차를 밟아 채권단에 의존해 경영을 펼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지난해 12월 법정관리를 면했다. 2013년 4월 자율협약에 들어간 STX조선해양에 대해 채권단이 미집행한 4530억원을 추가 지원키로 한 때문이다. 대신 STX조선해양은 사업구조를 재편해 중소형 선박 건조에 집중키로 했다. 해양플랜트, 중대형 컨테이너선, 액화천연가스(LNG)선 등을 먹거리로 삼기 어려워졌다. 채권단 중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은 추가지원에서 손을 떼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어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회사 매각을 준비 중인 SPP조선은 최근 채권단의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 동의에 따라 회생의 불씨를 살린 상태다. 채권단 중 반대표를 던져오던 수출입은행이 RG 발급을 승인해서다. 당초 채권단은 SPP조선의 저가 수주를 막기 위해 채권단 100%의 동의를 받아야만 RG 발급이 가능하다고 못박아뒀다. 하지만 이는 SPP조선을 인수하는 업체가 조선업을 계속 펼쳐야 한다는 조건이 걸려있어서 본입찰에 단독참여한 삼라마이더스(SM)의 선택이 또 다른 변수가 되고 있다.

성동조선은 이번 달부터 삼성중공업과 경영협력을 통해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2010년 체결된 자율협약에 따라 2조원을 지원받았지만 경영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조선 업황이 어려움을 겪자 위탁경영을 맡아 줄 업체를 찾는 것도 녹록하지 않았다. 채권단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다른 조선사와 합병이나 매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중공업(097230)은 올해 첫 구조조정에 착수한 기업이 됐다. 9개 채권은행으로 구성된 채권단은 최근 100% 동의로 한진중공업에 대한 자율협약을 진행키로 했다. 한진중공업은 2014년 5월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한 이후 자산 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으나 채권단의 대출 상환 요구를 견디지 못했다. 현재 한진중공업은 업황 악화와 자산 유동성 악화로 2000억원 가량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의 대형 조선사들과 경쟁도 치열해진 데다 최근에는 일본의 조선업도 살아나고 있어 우리 중소 기업을 위협하고 있다”며 “현재 경영사정이 녹록지 않지만 유조선 부문은 그나마 시장이 살아있기 때문에 우리 업체들은 이들 선박을 수주하면서 보릿고개를 넘어야 하는 열악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STX조선해양 LR1급 탱커. STX조선해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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