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카지노IR사업 마지노선은 '진정성'

  • 등록 2015-12-01 오전 6:06:00

    수정 2015-12-01 오전 6:06:00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우려했던 일이 생기고야 말았다. 카지노 복합리조트(Integrated Resort·IR) 개발 사업계획서 접수(RFP) 마감결과를 두고 하는 말이다. 정부는 지난 8월 카지노 복합리조트 후보지 9곳과 각 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컨소시엄 10개를 발표했다. 하지만 최근 최종 RFP를 제출한 기업은 후보지 5곳에 6개의 컨소시엄뿐이었다. 불과 몇달 전 콘셉트 제안서(RFC) 제출 당시 34개 컨소시엄이 신청하는 등 열기가 뜨거웠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저조한 결과다.

내용은 더 심각하다. 그나마 사업계획서를 낸 컨소시엄 6개 중 자격조건을 갖춘 곳은 인천국제공항 제2국제업무지구에 투자의사를 밝힌 ‘모히건-KCC’와 인천 영종도 미단시티2에 사업계획서를 낸 ‘임페리얼퍼시픽’ 등 2곳뿐. 나머지 4개는 앞으로 보완하겠다는 조건을 달았다. 결국 10개의 컨소시엄 중 2곳만이 제대로 사업계획서를 낸 셈이다. 이 같은 결과는 RFP 자격조건이 까다로웠다는 것 외에도 그새 얼어붙은 카지노 업황 탓이란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당장 정부의 미흡한 일처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수도권 외에는 사업성이 없다는 조사결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복합리조트 후보지를 지방까지 확대하는 만용을 부렸다. 게다가 중국을 너무 만만히 봤다. 이번 사업에 정부는 연간 2000만명의 중국인관광객이 몰려들 거라고 홍보했다. 과연 중국 정부가 이 같은 대규모 국부 유출을 방관만 할까라는 많은 의구심을 별 타당성 없는 수치로 눌러버린 셈이다. 예상대로 중국 정부는 반부패정책을 내세워 카지노를 규제하기 시작했고 한국 카지노에 부정적 신호를 보내며 중국기업의 투자 이탈을 부추겼다.

내년 2월 카지노 복합리조트의 최종사업자가 결정된다. 옥석을 가려낼 마지막 기회다. 무엇보다 RFP 심사에서 관광인프라 등 카지노 외 시설에 대한 투자가 어느 정도인지를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 카지노만으로 수익을 내려는 투자자를 걸러내고, 카지노와 호텔로 올린 수익을 발판으로 다음 단계를 노리려는 꼼수도 제외해야 한다. 이래야 하는 이유는 하나다. 이번 사업이 되돌릴 수 없는 국부유출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정부가 이번에는 정말 제대로 진정성이 빠진 ‘먹튀’ 투자자부터 반드시 걸러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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