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여가는 신용융자…증시 부메랑 될까

이자율는 떨어지고 주가는 올라 돈 빌려 주식투자
코스닥에 집중…증시 조정국면 접어들면 반대매매 우려
"아직 괜찮다" vs "과열이다"
  • 등록 2015-04-06 오전 7:00:05

    수정 2015-04-06 오전 9:10:01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초저금리 시대에 빚 내서 주식투자하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증권사가 신용융자 이자율을 낮추고 한도를 높이는 등 빚 내서 투자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됐고, 주가는 오르고 있으니 레버리지를 일으켜 투자할 유인이 충분한 상황이다.

문제는 빚 내서 산 주식이 대부분 변동성이 높은 코스닥 종목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코스닥지수가 더 오를 수 있다는 낙관론도 많지만, 증시가 조정을 보일 경우 신용거래 특성상 반대매매가 이뤄지면서 주가에 하락압력을 더 가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새 먹을거리 된 신용융자…증권사도 뛰어든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KDB대우증권(006800)은 신용융자 이자율을 평균 0.55%포인트 낮췄다. 삼성증권(016360)도 60일 이내와 이상 신용거래 이자율을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 내렸다. 동부증권(016610) 등도 이자율을 내렸고 신한금융투자 등은 이자율 인하를 검토 중이다.

신용거래 계좌를 설정할 때 내는 보증금도 사라지는 추세다. 금융당국이 신용거래 설정 보증금 예치 규정을 없애기로 하면서, 지난달 초 금융투자협회도 신용거래 계좌 보증금으로 100만원을 내는 규정을 폐지했다. 이에 삼성증권, 메리츠종금증권(008560), 동부증권 등도 보증금을 없앴다.

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하루 주가 상하한 변동폭이 15%인데 비해 담보유지비율이 140%로 설정돼 증권사 입장에서 신용융자는 원금 손실 우려가 거의 없는 무위험 상품”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증권사의 주식투자 자금 대출 문턱이 낮아지고 비용도 줄어들자 개인투자자들이 돈 빌려 주식투자에 나선 것이다.

자료=금융투자협회(단위 : 억원)
◇코스닥 신용융자 증가세…과열 우려 솔솔


신용융자는 지수가 상승할 땐 괜찮지만 주식시장이 급락할 때 문제가 될 수 있다. 차익매물이 급증하고 반대매매 등으로 하락 압력이 가중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신용융자금액 증가세가 유가증권시장보다 코스닥시장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2일 코스닥 신용융자금액은 3조5281억원으로 코스피 신용융자금액 3조398억원을 웃돌았다. 같은 날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이 1265조원, 코스닥시장 시가총액이 173조원인 점을 고려하면 과열 양상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오르면서 신용융자가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지만 시가총액이 더 작은 코스닥시장의 신용융자가 더 많다는 건 레버리지 투자가 과도하다는 분석이 가능하다”고 봤다.

다만 아직 부작용까지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는 시각이 더 많다. 신용융자금액이 7조105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 2007년 6월26일 코스피는 1749.55포인트, 시총은 860조원이었다. 현재 신용융자 규모는 전체 시장의 시가총액 대비 0.5% 수준에 불과해 거품을 이야기할 때는 아니라는 것.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과열됐던 2007년 당시와 시가총액, 신용잔고율, 고객예탁금 등을 비교해봐도 과열 상황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전체 증권사 자기자본 대비로도 신용융자 규모가 40%가량으로 크게 문제 될 수준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일각에서는 저금리 시대에 나타나는 필연적인 현상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신용융자 규모의 증가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 미국 등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경기가 금리 상승을 이끌 만큼 강력하게 나아지지 않는 한 중간마다 굴곡이 있겠지만 이대로 신용융자 규모 확대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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