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 한갑이면 이등병 월급보다 많아
몇년 전까지만 해도 담배는 보급품이었다. 면세 담배는 ‘화랑→은하수→백자→솔→88라이트→디스’로 계보를 이어가며 장병들과 군 생활을 함께했다. 비흡연자에게도 면세담배가 보급됐고, 비흡연자들은 면세담배를 흡연자인 고참에게 ‘상납’하거나 휴가 때 사회인 친구들에게 주는 선물로 활용했다. 일부는 흡연자로 전향하기도 했다.
군은 2000년대 중반부터 면세 담배 보급량을 순차적으로 줄였다. 군이 흡연을 조장한다는 비난 여론 때문이다. 2005년까지 한달에 15갑이던 담배 보급량은 2006년 10갑, 2007년부터는 5갑으로 줄었다. 군은 2009년 담배 보급을 전면 중단했다.
담뱃값이 2500원이던 시절에도 담뱃값은 흡연 장병들에겐 주요 지출 중 하나였다. 하루 반갑만 피워도 월 3만7500원이다. 2000원이 껑충 뛰면서 담뱃값 부담 또한 크게 늘었다. 하루 한갑을 피우는 골초라면 한달 담뱃값만 13만5000원이다.
돈 없으면 끊어야…흡연율 대폭 낮아질 듯
“직업 간부들도 담뱃값이 부담돼 금연하는 분위기인데 사병들이야 오죽하겠습니까?”
이번 담뱃값 인상으로 군에서 담배가 ‘퇴출’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담배가 월 15갑씩 보급되던 2005년 장병 흡연율은 59.0%였으나 2009년 담배 지급이 중단되면서 48.4%로 10.6%포인트나 급감했다. 2013년 현재 장병의 흡연율은 42.9%다.
반면 병영생활로 인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장병들에게 금연을 강제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불만이 나온다. 또한 민간과 동일한 세율로 담배를 구매하게 하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군 장병들에 한해 담배를 면세 가격에 담배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군 관계자는 “간부 제외 병사들만을 대상으로 한 면세 담배 지급 제도를 일부 부활하는 것도 군 복지 차원에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 관련기사 ◀
☞ [금연대란]보건소 금연클리닉 가보니 "술부터 줄이세요"
☞ [금연대란]"금연도 흡연도 어렵다" 설 곳 잃은 흡연자
☞ [금연대란]“그래도 나는 오늘 담배를 피운다”
☞ [금연대란]'작심삼일'은 지켰다..담배 판매량 3일째 반토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