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망]장윈링 '한국, 중국과의 기술격차 활용 시대 끝나"

  • 등록 2014-05-12 오전 7:30:01

    수정 2014-05-12 오후 4:00:33

[중국경제망]한국이 중국과의 기술격차를 활용해 반사이익을 누리던 시대가 끝났다는 지적이 나왔다.

장윈링(張蘊嶺·66) 한중(韓中) 우호협회 부회장은 “현재 한·중 경제·무역관계는 전환점을 맞고 있다”며 “한국 기업이 기술격차를 활용해 중국시장에 진출하던 시대는 끝났다”라고 말했다.

장윈링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한중우호협회 부회장 (사진=중국경제망)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과 중국 사회과학원 학부 위원을 겸임하는 장 부회장이 한·중 경제 무역관계가 전환기에 들어섰다고 주장하는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양국간 무역 불균형이 역전된다는 점이다. 한국은 십 수 년 전부터 중국과의 무역에서 매년 대규모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달리 말하면 중국은 한국 중간제품을 대량 조립하는 역할을 했다. 한국은 ‘지나가는 정거장’인 중국에서 물건을 포장한 뒤 재수출해 무역흑자를 기록해왔다. 한국은 다른 개발도상국과의 무역수지 적자도 중국에서 얻은 흑자로 상쇄했다.

장 부회장은 “구조상으로 말하면 이런 현상은 일정 기간 동안에는 가능하지만 오랫동안 지속될 수는 없다”며 “만약 중국이 한국으로부터 중간제품 수요를 줄이면 한국은 중국과의 무역흑자를 지금처럼 크게 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는 두 나라의 기술 수준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주요 제품에서 양국 격차는 큰 차별성이 없다. 한국이 중국에서 기술격차에만 의존해 투자한다면 앞으로 중국 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이 크다.

장 부회장은 “삼성전자 등 한국의 일부 기업은 중국 경제에 융합한 뒤 중국 경제의 일 부분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일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에서 메모리 반도체 공장건립을 마무리하고 본격 가동에 돌입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은 중국에서 사업조정을 하고 중국은 한국 대기업과 연구개발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부회장은 양국 기업에게 현재가 기회인 동시에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장 부회장은 “일부 한국 기업은 첨단기술이 중국에 유입되면 중국에게 먹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할 수 있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한국기업이 중국경제에 융합하면 기술격차 상실을 초래하겠지만 ‘13억 인구’라는 거대시장을 가질 수 있다는 얘기다. 장 부회장은 “13억 인구가 지닌 잠재력은 엄청나다”며 “이런 거대 시장에 기댈 경우 한국에게 좋은 점이 생기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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