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윈링(張蘊嶺·66) 한중(韓中) 우호협회 부회장은 “현재 한·중 경제·무역관계는 전환점을 맞고 있다”며 “한국 기업이 기술격차를 활용해 중국시장에 진출하던 시대는 끝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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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는 양국간 무역 불균형이 역전된다는 점이다. 한국은 십 수 년 전부터 중국과의 무역에서 매년 대규모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달리 말하면 중국은 한국 중간제품을 대량 조립하는 역할을 했다. 한국은 ‘지나가는 정거장’인 중국에서 물건을 포장한 뒤 재수출해 무역흑자를 기록해왔다. 한국은 다른 개발도상국과의 무역수지 적자도 중국에서 얻은 흑자로 상쇄했다.
두 번째는 두 나라의 기술 수준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주요 제품에서 양국 격차는 큰 차별성이 없다. 한국이 중국에서 기술격차에만 의존해 투자한다면 앞으로 중국 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이 크다.
장 부회장은 양국 기업에게 현재가 기회인 동시에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장 부회장은 “일부 한국 기업은 첨단기술이 중국에 유입되면 중국에게 먹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할 수 있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한국기업이 중국경제에 융합하면 기술격차 상실을 초래하겠지만 ‘13억 인구’라는 거대시장을 가질 수 있다는 얘기다. 장 부회장은 “13억 인구가 지닌 잠재력은 엄청나다”며 “이런 거대 시장에 기댈 경우 한국에게 좋은 점이 생기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