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부천에 사는 직장인 이모(28)씨. 여름휴가를 앞두고 중고차를 사기로 마음을 먹었다. 유명 중고차 매매 사이트에서 마음에 드는 차량을 골라 딜러와 통화한 뒤 들뜬 마음에 차량 매매단지를 찾았다. 하지만 그가 골랐던 차량은 매장에 없었다. 매장 직원은 사이트에서 본 것과는 다른 연식에 옵션도 차이가 있는 자동차를 100만 원가량 비싼 가격에 소개했다. 이씨는 “사이트에 나와 있는 중고차 정보와 딜러가 얘기하는 내용이 다르니 어떻게 믿고 거래를 할 수 있겠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중고차 매매 시장에서 허위, 사기성 판매가 빈발하면서 차량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매장이나 백화점식 형태를 갖춘 중고차 매장들이 속속 늘고 있다.
중고자동차매매업계 관계자는 7일 “국내 중고차 시장이 커지면서 매매단지들도 점점 기업화, 대형화되는 추세”라며 “실제 매물들에 대한 전자식 정보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백화점식 판매시스템을 갖춘 매장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일례로 지난 2011년 7월 인천에 문을 연 엠파크는 단지에서 판매되는 모든 차량 정보를 전산으로 통합 관리하고 모바일용 애플리케이션으로 차량 가격과 연식, 주행거리, 옵션, 사진, 성능 점검 기록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또 단지 내부에서도 40여 개의 터치스크린 단말기로 웹사이트, 앱 등과 연동, 각종 차량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 한 소비자가 인천 소재 중고차 매매단지 엠파크에 설치된 터치스크린을 통해 중고차 매물 정보를 검색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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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파크 관계자는 “매물이 단지에 들어오는 시점부터 최종 판매가 이뤄지는 시점까지 모든 정보를 실시간 온라인 서비스로 제공하기 때문에 허위 매물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중고차 차량마다 바코드가 붙어 있어 스마트폰을 통해 직접 차량 정보를 확인해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딜러를 통해 차량 정보를 확인하고 매장으로 이동하는 동안 골라 놓은 차량이 뒤바뀌는 일을 온라인 실시간 차량 정보 서비스를 통해 줄이겠다는 것이다. 기존 중고차 판매 사이트는 중앙집중식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개별 딜러와 소비자 간의 중계 사이트로만 운영되는 방식이다. 딜러를 잘못 만나면 허위 정보를 듣고 거래하는 일이 간혹 생기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한편 전자식 차량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지는 않더라도 중앙집중식 관리시스템을 도입한 대구 엠월드, 서울 양재동 오토갤러리 등 백화점식 매매단지들을 찾는 발길도 점차 늘고 있다.
중고차매매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식 매매단지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가격이 기존 매장들보다 상대적으로 더 싼 편은 아니지만 투명한 거래가 이뤄질 확률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