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거래하세요"…중고거래 검수 강화하니 거래도 '쑥쑥'

2030 '짠테크'에 리커머스 주목
정·가품 검수 강화하는 플랫폼 중심 성장세
번개장터, 패션 결제액 ‘사상 최대’…바이버·시크↑
  • 등록 2024-09-22 오전 9:32:28

    수정 2024-09-22 오후 6:40:15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20대 대학생 박모씨는 ‘뉴발란스 운동화 992’를 중고로 구매하려다가 가품 우려로 번개장터가 운영하는 검수 서비스 ‘번개케어’를 이용했다. 비용이 더 들었지만 정품 인증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고물가 현상이 이어지면서 명품 ‘리커머스’(recommerce·중고 거래)가 뜨고 있다. ‘현금 챌린지’, ‘냉장고 지도’ 등 절약에 나선 2030 세대가 새 상품도 구매하는 순간 바로 중고가 된다는 인식으로 신상품보다 중고 제품을 합리적 가격에 구매하는 데 초점을 맞추면서다. 중고 명품 거래가 늘면서 검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고 거래 플랫폼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번개장터가 지난 2022년부터 시작한 정·가품 검수 서비스인 ‘번개케어’가 진행되는 모습. (사진=번개장터)
바이버가 진행하는 시계 감정 진단 서비스. (사진=바이버 홈페이지)
22일 중고 거래 플랫폼인 번개장터에 따르면 번개장터는 올해 1~8월 패션 분야에서의 유료 결제액이 2168억원으로 창립 이후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올해 2분기만 떼어봐도 패션 분야 유료 결제액은 지난해 2분기에 비해 36% 늘었다.

번개장터는 지난 2022년 12월 선보인 정·가품 검수 서비스 번개케어가 중고 거래 서비스 증가세를 이끈 것으로 분석했다. 번개케어는 전문 검수사가 명품부터 스마트폰까지 다양한 분야 상품을 대상으로 최대 18단계 검수 과정과 154 검수항목을 거쳐 번개장터 정품 보증서와 함께 배송한다. 정품·기능을 검수할 뿐 아니라 폴리싱, 세척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번개케어를 이용하는 연령대별 비중은 각각 25~34세 40%, 35~44세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패션 트렌드에 민감한 MZ세대를 중심으로 합리적 가격에 가품 걱정 없이 명품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상반기 동안 번개케어 거래액은 438억원, 거래건수는 4만 200여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5%, 90% 증가했다.

하이엔드 시계 거래 플랫폼 ‘바이버’도 2022년 8월 온·오프라인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매달 거래 금액·건수가 최대치를 다시 쓰고 있다. 지난달 역시 거래액과 거래건수가 전월 대비 각각 26%, 20% 증가했고 판매 신청 건수도 같은 기간 20% 늘었다.

바이버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자회사로 모든 거래제품을 대상으로 감정 진단 서비스를 진행해 정품을 확인한다. 바이버의 정밀 진단을 거쳐 판매된 제품이 가품으로 판정됐을 땐 300% 보상하고, 1년 무상 보증 기간도 제공한다. 그만큼 기술력에 자신이 있다는 증거다. 바이버는 두나무로부터 200억원을 투자받았으며 이를 롤렉스, 오데마피게 등 명품 시계 엔지니어 등을 영입하는 데 투입했다.

바이버를 통해 시계를 거래하지 않더라도 ‘바이버 베리파이’(VIVER Verify) 서비스로 정밀 진단 30만원, 일반 진단 20만원 각각 정·가품을 확인해주기도 한다.

네이버 ‘크림’(KREAM)의 자회사 팹(PAP)과 국내 명품 커뮤니티 ‘시크먼트’(CHICMENT)가 합작한 중고 명품 거래 플랫폼 ‘시크’(CHIC)도 2022년 3월 시작한 지 1년 만에 누적 거래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시크는 신뢰성을 확보하려 계좌·신용카드·주소·사기 내역 등 5단계 인증과 12단계 검증 과정을 각각 도입했으며 이를 통과한 판매자에게만 제품 판매 권한을 준다. 거래 상품에 대한 정품 판별을 위해 자체 검수센터 시크랩을 운영하며 최근 프랑스 명품 감정 장인 제롬 랄랑드(Jerome LALANDE)와 단독 글로벌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시크는 시크랩을 거친 제품이 가품으로 판정되면 구매 가격의 300%를 보상하고, 자체 검수를 거치지 않은 제품이라도 가품 판정 시 상품 가격의 100%를 보상한다.

시크 홈페이지 화면. (사진=시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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