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은 34평에 60억요?"…집값 불장 속 미지근한 '노도강'

서울 아파트 매물 줄어드는데 도리어 쌓이는 노도강
강남권 아파트 전고점 뚫는 동안 80%대 회복한 외곽
"규제에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 커지면 양극화 심화"
  • 등록 2024-09-12 오전 5:00:00

    수정 2024-09-12 오전 8:30:27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서울 아파트 값이 24주 연속 오르면서 일부 지역에선 신고가가 나오는 등 ‘불장’이 이어지고 있지만, 서울 외곽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은 전고점 수준 대비 90%에도 미치지 못해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시장에 나온 매물도 늘면서 하반기 정부의 규제와 맞물리면 상승 여력이 떨어지고 주요 지역과의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에서 바라본 도봉구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11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8만 1625건(10일 기준)으로 0.9% 줄며 감소한 모습이지만, 노도강 지역은 매물 감소폭이 매우 작거나 되려 매물이 늘어난 모습이다. 같은 기간 강북구는 1475건으로 석달 전 대비 매물이 8.2% 늘었고, 도봉구 역시 2508건을 기록해 8.1% 증가했다. 노원구는 5859건으로 0.5% 감소에 그쳤다.

가격 상승도 더딘 편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가격동향조사 시계열 통계표에 따르면 노도강 지역은 5월 넷째 주 이후 9월 첫째 주까지 15주 연속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이 오르면서 회복 흐름은 이어지고 있지만, 강남권이나 마포·용산 등에 비해서는 가격 상승폭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원구는 2일 기준 주간 상승률이 0.16%를 기록해 전주(0.17%) 대비 상승폭이 0.1%포인트 줄었고, 도봉구 역시 0.12% 상승에 그치며 0.13% 상승률을 기록한 일주일 전 대비 오름폭이 낮아졌다. 강북구는 0.17%로 직전 주와 같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서초(0.41%), 강남(0.30%), 송파(0.31%) 등 강남권은 물론 마포(0.30%), 성동(0.43%), 용산(0.26%) 등에 비해서도 한참 낮은 상승률이다.

아파트 매매가격 역시 노도강 지역은 전고점인 2022년 대비 90%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는 지역들과 양극화 분위기를 보였다. 도봉구는 전고점 대비 82%를 기록했고, 강북구와 노원구는 각각 85%로 전고점 대비 100%를 넘긴 강남, 서초, 용산 등에 비해 회복이 더딘 모습이다.

아파트 매매 평균 거래금액을 따져봐도 비슷한 수준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0일 기준 노원구의 9월 아파트 매매 평균 거래금액은 5억 7604만원으로, 전고점이던 2022년 4월 7억 1763억원 대비 1억 5000만원 가량 낮다. 도봉구, 강북구는 각각 4억 4513만원, 4억원으로 전고점 대비 2억원 안팎의 낮은 평균 거래금액을 나타냈다.

미아역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소장은 “주변 아파트들 중에서 대단지 위주로 고점 대비 80~90% 수준까지 매매 거래가 체결되긴 했지만, 아직 고점을 넘을 정도의 추격 매수 수요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서울 주요 지역과 외곽의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봤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대출을 막아도 강남 등 주요 지역으로는 신고가는 더 나올 것이고, 외곽 지역과의 부동산 시장 격차는 더 커질 것”이라면서 “지역별 편차를 줄이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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