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달리자, 내연차 필수 팔라듐 가격 '주르륵'…인버스 ETF '활짝'

KBSTAR 팔라듐선물, 올해 46% 하락해 ETF 최하위
코로나 이후 전기차 성장 속 가격 전년 고점비 69%↓
팔라듐 수요, 車생산량·각국 배출가스 기준 영향 전망
  • 등록 2023-11-16 오전 5:30:00

    수정 2023-11-16 오전 7:37:51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한때 ‘없어서 못 팔던’ 원자재 팔라듐의 가격이 5년여 만에 처음으로 온스당 1000달러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주요 수요처인 가솔린 차량이 감소하고, 전기차로 전환이 확대하며 수요 부진에 빠지면서다. 이에 팔라듐 선물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은 고공행진 중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STAR 팔라듐선물인버스(H)는 지난 14일 기준 1개월간 16.38% 상승해 전체 ETF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연초 이후에만 56.43% 올랐다. 반면 KBSTAR 팔라듐선물(H)는 같은 기간 15.91% 내렸고, 연초 이후 기준으로 45.95% 하락하면서 전체 ETF 중 가장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KBSTAR 팔라듐선물은 팔라듐선물지수(S&P GSCI Excess Return Index) 기초지수를 추종하며, 인버스 는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상품이다. 팔라듐은 구리, 니켈, 백금 등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은백색 금속이다. 주로 가솔린 차량의 매연을 정화하는 촉매제의 필수 원료로 사용되고, 이는 전체 팔라듐 수요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팔라듐 가격은 작년 고점 대비 절반 넘게 꺾인 상태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지난 10일(현지시간) 팔라듐은 종가 기준 온스당 978.80달러로, 2018년 9월14일(998.80달러) 이후 5년여 만에 처음으로 1000달러선이 붕괴했다. 이는 3000달러선을 넘어섰던 지난해 고점보다 약 70% 하락한 수준이다.

유럽·중국을 중심으로 한 배기가스 규제 등 친환경 정책과 함께 치솟은 팔라듐의 수요는 2019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지난해 고점을 찍기도 했지만, 내연기관의 전기차 전환, 글로벌 경제 둔화, 가솔린 차량에서 촉매제를 백금으로 대체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본격적인 하방 압력이 시작됐다는 평가다.

민경호 KB자산운용 글로벌 ETF운용팀 매니저는 “팔라듐은 글로벌 경제 둔화로 인한 신규 내연기관 차량 수요 감소, 장기적으로 백금을 팔라듐의 대체재로 사용하는 자동차 기업들에 의해 수요 감소가 부각되고 있다”며 “세계 최대 팔라듐 생산자인 노니켈(Nornickel)은 내년 30만 온스의 팔라듐 잉여 공급을 예측한 만큼 당분간 팔라듐 약세가 이어질 것이고, ETF 투자 시 이러한 전망에 유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팔라듐 수요가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 더 강화된 배출가스 기준 도입, 기술 개발 등에 따라 복합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에드워드 스터크 세계백금투자협회(WPIC) 연구소장은 “자동차 부문 팔라듐 수요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팔라듐 탑재량 증가로 전통적 내연기관 차량 생산 감소량이 상쇄되기 때문”이라며 “각국의 엄격한 배기가스 배출 기준 도입 역시 향후 수년간 내연기관 차량 생산 감소세 속 팔라듐 수요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며, 기술 개발에 따라 수소가 팔라듐 산업에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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