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 첫 M&A 산파, 김재식 부사장…"추가 인수 모색"

  • 등록 2016-06-13 오전 6:35:00

    수정 2016-06-13 오전 6:35:00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지난해 수 조원대에 이르는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하는 기술력을 과시했던 한미약품그룹이 인수·합병(M&A) 행보에 나섰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글로벌 헬스케어업체로의 본격 도약을 위한 것으로,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이 앞장서고 있지만 그 배후에서는 재무와 M&A분야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로 통하는 김재식 부사장이 힘을 보태고 있다.

삼일 출신 김재식 부사장, 한미약품에 날개 달았다

13일 한미약품그룹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가 최근 의약품관리 자동화분야에서 세계 4대 메이저업체 가운데 한 곳인 제이브이엠을 전격 인수한 가운데 이번 인수작업의 숨은 주역은 한미사이언스 최고재무책임자(CFO) 김재식(사진) 부사장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과 미국 공인회계사(CPA) 자격증을 가진 김 부사장은 국내 1위 회계법인인 삼일회계법인에서 위기관리전략 업무 등을 담당한 재무·M&A 전문가다. 지난 2014년 9월 대웅제약으로 자리를 옮겨 경영기획본부장 등을 맡으며 제약회사 한올바이오파마 인수를 총괄하기도 했다. 오랜 기간에 걸친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한 초대형 신약기술 수출 과업을 이룬 임성기 회장이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도약이라는 꿈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는 인물로 김 부사장을 전격 발탁한 것도 이같은 경력을 감안한 것이었다.

업계 첫 주식스왑방식으로 대규모 M&A 성사

기술 이전 이후의 새로운 핫 아이템 발굴을 위해 국내외 유망 제약·바이오업체 투자를 꾀하던 한미약품에 딱 들어맞는 인재였다. 김 부사장이 지난해 11월 한미사이언스 CFO로 왔을 때부터 제약업계에선 임 회장이 본격 외형 확장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고 이번에 그 첫 작품이 탄생한 셈이다. 사실 이번 제이브이엠 인수는 제약업계를 놀라게 했는데, 복제약 중심의 국내 제약업계에서 제이브이엠 지분 30%를 인수하는데 들어간 1290억원이라는 자금규모 자체가 컸고 또한 그 자금도 일부(260억원)만 현금으로 충당하고 나머지는 한미사이언스 자사주로 충당하는 국내 제약업계 첫 주식스왑(지분 맞교환) 방식으로 조달했다는 점 때문이었다.

제이브이엠은 네덜란드 및 중국 천진에 판매법인을 두고 33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국내는 물론 미국, 유럽지역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회사다. 제이브이엠의 폭넓은 해외 판매 채널을 이용해 한미약품의 글로벌 비즈니스는 큰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한미약품의 기술 역량·영업력과 시너지를 내 외형 성장은 물론 글로벌 헬스케어그룹으로서의 한미약품의 경쟁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잇딴 수출로 실탄도 `넉넉`…“추가 M&A 모색한다”

아울러 앞으로도 추가 M&A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6조원 상당의 기술수출로 성사시킨데다 이번 인수도 별도의 자금 출혈없이 성사시킨 만큼 실탄은 어떤 회사보다도 실탄이 넉넉한 상황이다. 실제 한미약품은 지난해말까지만 해도 1383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가지고 있었지만 올 3월말에는 4577억원까지 늘어났다. 한미사이언스도 지난해말 944억원이던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를 3월말 현재 1792억원까지 늘렸다. 게다가 두 회사 모두 부채비율도 109.1%, 60.6%에 불과하다.

한 한미약품 관계자는 “M&A 전문가인 김 부사장 영입을 통해 이번 제이브이엠 인수는 물론 향후 한미약품그룹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에서 추가적인 M&A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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