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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50주년이라는 게 실감나지 않는다. 극단 자유와 함께 반백년을 걸어왔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60주년까지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박웅).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아버지와 한 무대에 서면 어떨까’하는 상상을 했다. 꿈이 현실이 됐다. 아버지의 이름을 걸고 하는 공연에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박준).
아버지 박웅(77)과 아들 박준(44)이 한 무대서 만났다. 내달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서 앙코르공연하는 2인극 ‘박웅의 수상한 수업’에서다. 박웅은 노교수 역으로, 박준은 젊은 연극인 유진원 역으로 90분을 책임진다. 오랜 기간 연극의 길을 걸어온 두 사람이지만 한 작품에서 연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웅의 수상한 수업’은 지난해 예술의전당 기획공연 시리즈로 화제를 모은 미스터리 감성 추리극이다. 노련한 극작가 오은희와 독창적인 연출가 이주아가 의기투합해 작품을 만들었다.
이야기는 70대 후반의 노신사가 30대 후반의 젊은 연극인을 찾아오면서 시작한다. 노신사는 5000만원을 연극인에게 내밀며 하루에 100만원씩 49일 동안의 연극수업을 제안하고, 두 사람은 무인등대섬에서 고립된 채 수업을 진행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노신사는 연극인에게 적의감을 드러내고 그의 의도와 진심이 과연 무엇인지 극은 갈수록 미궁 속에 빠져든다.
박준은 “대사 중에 ‘어렸을 때 친구들 아버지를 보면 부러웠는데 교수님 보니 진짜 아버지 같네요’라는 표현이 재밌다. 실제 아버지와 아들 사이기 때문”이라며 “아버지가 했던 공연을 객석에서 보기도 했지만 무대서 배우로 만나니 그동안 몰랐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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