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남과 북이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합의문에 서명하면서 개성공단은 가동이 중단된 지 4개월여 만에 정상화를 위한 단초를 마련하게 됐다. 정치권이 개성공단 정상가동을 전폭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다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절 축사를 통해 추석 전후의 이산가족 상봉을 제의하면서 개성공단뿐 아니라 금강산관광 사업도 곧 재개될 수 있을 거란 기대감마저 높아지고 있다.
증시에서는 개성공단 관련 테마가 거대하게 형성돼 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은 물론이고 대북 송전주, 금강산관광 수혜주, 남북 가스관 관련주 등 남북 관계에 따라 주가도 크게 출렁이는 기업들이다.
그간 여러 차례의 남북실무회담이 개최될 때마다 이들 종목의 주가 크게 요동쳤다. 대표적인 종목이 현대아산의 최대주주인 현대상선으로 이달 들어서만 43%나 올랐다. 개성공단 정상화가 남북협력 가시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 꾸준한 오름세를 보여왔던 것이다.
반면 신원 로만손 좋은사람들 등 개성공단 관련주들은 장 초반 상승세를 지키지 못하고 줄줄이 하락 마감했다. 그간 급등세를 이어온 만큼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의 성격이 짙긴 했지만 6차 회담까지의 과정을 볼 때 섣불리 회담 결과를 장담할 수 없었던 투자심리가 반영됐던 것이다.
다만 최근 관련기업들의 주가가 상당폭 오른 만큼 이미 과열 국면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남북경협주들은 이달 들어 회담에 따른 경제협력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 속에 무더기 급등세를 연출해 왔다. 현대상선이 이달 들어 40% 넘게 폭등한 것을 비롯해 관련주들은 오름세를 지속해왔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실무회담이 진전되면서 이미 대부분의 관련기업 주가는 지난 4월 개성공단 폐쇄 이전 수준을 훌쩍 넘어섰다”며 “실질적인 사업 수혜에 대한 전망보다 일회성 테마의 성격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