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2015년까지 750만대 유지할 것"

"양적 확대 대신 프리미엄 대두".. 박호석 GASK 대표이사 전망
  • 등록 2012-12-13 오전 8:01:10

    수정 2012-12-13 오전 8:01:10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현대·기아차는 800만대라는 숫자를 두려워하고 있다. 연간 800만대 이상을 생각하는 일본 도요타나 미국 GM 같은 전형적인 양산차 회사들은 판매량이 늘면서도 매출은 떨어질 수 있는 딜레마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전문 시장조사기관 글로벌오토시스템즈코리아(GASK) 박호석 대표이사는 12일 열린 제8회 HMC투자증권 자동차 포럼에서 “현대·기아차는 2015년까지 글로벌 생산량을 750만대까지 유지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0일 정몽구 회장 주재로 열린 해외 법인장 회의에서 내년도 목표를 750만대로 확정한 바 있다. 이대로면 현대·기아차는 2015년께 완공 예정인 기아차 중국 3공장을 제외하면 향후 3년 동안 더 이상의 추가 증산을 하지 않게 된다.

현대·기아차가 증산 대신 내세운 것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브랜드 내재 가치의 향상이다. 최근 수 년새 ‘모던 프리미엄’이나 ‘새로운 생각, 새로운 가능성(New Thinking, New Possibilities.)’, ‘리브 브릴리언트(Live Brilliant)’ 같은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슬로건을 발표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가령 독일 다임러나 BMW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는 물론 양산 브랜드인 폭스바겐도 판매량이 늘지 않더라도 매출이 좋은 건전한 수익 구조를 갖추고 있다. 박 대표는 “현대·기아차 등 다른 기업들의 폭스바겐 벤치마킹이 이뤄지고 있다”며 “판매가 늘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레 (수익성 높은) 럭셔리카나 신 프리미엄 차량이 대두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005380)는 현재 쏘나타 같은 전통의 중급 모델 대신 그랜저 같은 ‘뉴 프리미엄’이, 신흥 시장의 초저가 차량 대신 현대차가 브라질에서 판매하고 있는 HB20 같은 저가의 밸류카(Value Car)에 주력하고 있다.

기아차(000270)가 올 5월 K9을 내놓은 것 역시 럭셔리카 시장에 대한 모색이다. 박 대표는 다만 “현대차와의 플랫폼 공용화로 인해 고급스럽게 갈 수 밖에 없었고 수입차보다 비싼 가격으로 인해 좋은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말했다. 중국 소비자 조사에서도 K9 자체에 대한 반응은 나쁘지는 않았으나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와 비교해서 와 닿을 정도는 아니라는 한계점도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현대·기아차가 고급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경우 애스턴 마틴 같은 해외 기업 인수보다는 자체적인 럭셔리 차량 개발 쪽으로 갈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와 현대·기아차와는 본질적인 성격이 다르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편 박 대표는 향후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생산량 확대 시점에 대해서는 정의선 부회장 체제가 확립되는 2015년 이후, 신규 생산 거점에 대해서는 아세안, 그 중에서도 인도네시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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