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민영화 방안 6월말 발표 `오리무중`

7월로 미뤄질 가능성도..청와대-정부 이견설 흘러나와
  • 등록 2010-06-27 오전 6:01:08

    수정 2010-06-27 오전 8:20:01

[이데일리 원정희 기자] 정부가 우리금융(053000)지주 민영화 방안을 발표하기로 약속한 시한이 사흘 밖에 남지 않았지만 발표 시기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일각에선 청와대와 정부 등에서 발표 방식 및 시기가 조율되지 않아 7월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2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6월말까지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을 발표하기로 했으나 현재까지 이를 최종 의결할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전체회의 날짜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공자위 관계자는 "아직 (공자위 회의)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다"며 "어떤 문제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공자위원 일정 등의 테크니컬(기술적인)한 문제"라고만 말했다. 

금융위는 지난 22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업무보고와 24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을 통해 "상반기 중 우리금융 민영화 계획을 마련하고, 하반기에 매각공고, 매각주관사 선정,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민영화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고 재차 언급했다.

6월말까지는 단 사흘 남았다. 물론 6월말에 발표하나 하루 이틀 미뤄져 7월초에 발표하나 그 차이의 큰 의미는 없다. 문제는 현 상황에서 언제 발표할지 도무지 가늠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금융계 일각에선 청와대 등과의 조율 과정에서 민영화 발표 방식 및 시기 등에 대한 이견이 나오면서 금융당국에서 머뭇거리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정부 한 고위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최근 대형화에 대한 국제적 추세나 은행들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등의 리스크관리문제, 남유럽 재정위기 등의 전반적인 시장 상황을 감안해 좀 더 꼼꼼하게 검토하고 전략을 갖고 가야 한다는 얘기 정도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우리금융의 매각방식을 구체적으로 특정짓지 않고 경쟁입찰을 통해 매각을 진행하기로 했다. 따라서 인수를 희망하는 곳에서 매각방식을 제안하면 이를 공자위에서 검토하는 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다만 자회사인 우리투자증권이나 경남·광주은행 등 자회사 분리매각 여부 등 어느 정도 기본 틀은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부 안팎에선 좀 더 세부적인 방안이 나와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아울러 국제적으로 볼커룰 등의 영향으로 은행 대형화에 대해 국제적인 컨센서스가 형성되지 않았고 시장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서둘러 발표할 필요가 있냐는 시각들도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 쪽에선 "청와대 측과 이견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거듭 얘기하면서도 "발표 시기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묘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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