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용등급 하락업체가 더 많았다

IMF 이후 10년만에 등급변동성향 마이너스
2단계 이상 하락 크게 늘어
  • 등록 2009-03-22 오전 9:11:33

    수정 2009-03-22 오전 9:11:33

[이데일리 이학선기자] 급속한 경기침체로 지난해 신용등급이 떨어진 업체가 오른 업체보다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일은 IMF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98년 이후 처음이다. 자금시장 경색과 실물경기 둔화 여파가 곧바로 기업 신용등급에 영향을 준 것이다.

22일 한국신용평가가 발표한 `2008년도 회사채 신용등급 변동현황`에 따르면 한신평의 신용등급을 보유한 283개사(회사채기준) 가운데 지난해 등급이 떨어진 업체는 33개사로 신용등급이 오른 업체(23개사)보다 10개사 많았다.

이에 따라 등급변동성향(Rating Drift)은 -3.5%를 기록, 지난 98년 이후 10년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등급변동성향이란 신용등급 상향업체수에서 하향업체수를 뺀 뒤 등급보유업체수와 비교한 것으로 이 비율이 마이너스면 신용등급이 떨어진 기업이 오른 기업보다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등급변동성향은 지난 98년 -51.9%를 기록한 뒤 이듬해 플러스로 돌아섰고, 지난 2005~2007년에는 평균 17.0%를 기록했을 정도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한신평은 신용위험 증가로 인해 등급상향 기조가 일단락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신용등급이 2단계 이상 떨어진 업체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신용등급이 2단계 이상 떨어진 업체는 씨앤중공업, 쌍용자동차(003620), 대우전자부품, 신성건설(001970) 등 9개사로 전년도에 비해 7개사 증가했다.
 
하이닉스반도체(000660), 대우차판매(004550), 경남기업(000800) 등 3개사는 신용등급이 오르다 갑작스런 경기침체로 하락세로 돌아선 사례에 속한다.

하이닉스는 2007년 BBB+에서 A-로 상향조정됐다가 실적악화와 재무부담 등으로 지난해 BBB+로 원위치했고 대우자판은 BBB에서 BBB+로 올랐다가 PF 우발채무 부담으로 지난해 BBB로 내려앉았다. 경남기업도 PF우발채무 부담으로 신용등급이 BBB-로 떨어졌다.

지난해 연간부도율은 1.77%를 기록했다. BBB등급이 1.5%, BB등급 11.1%, B~C 등급 5.3%로 나타났다. B~C등급이 BB등급보다 부도율이 낮은 것은 증자를 통해 수명을 연장하는 한계기업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신평은 분석했다.

한신평이 신용등급을 매긴 업체 가운데 지난해 부도등급으로 떨어진 곳은 우영, 대한은박지(007480)공업, 희훈디앤지(019640) 등 5개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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