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이 2년 반만에 최대 수준으로 늘어났다. 반도체 업황 회복에 더해 내년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반도체 수요가 더 늘어나며 삼성전자는 실적 개선과 함께 주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이날 기준 53.61%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1년 6월 25일(53.61%) 이후 최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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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를 보유한 외국인 비중은 지난해 하반기 49%대까지 하락했다 올 초 50%대를 회복한 뒤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최근 한달간 외국인들의 삼성전자에 대한 1조8000억원에 가까운 집중 매수가 이어지면서 지분율은 이 기간 0.48%포인트 상승했다.
반도체 업황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2.9% 증가하면서, 지난해 8월 이후 16개월만에 플러스 전환했다.
반도체 가격 상승도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11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55달러로, 전월보다 3.33% 상승했다. 메모리카드·USB용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11월 평균 고정거래가격도 4.09달러로, 전월보다 5.41% 올랐다. D램과 낸드는 모두 지난 10월 2021년 7월 이후 2년 3개월 만에 반등한 이후 지난달에도 가격이 오르며 두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다. 주요 메모리 업체의 감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가격 하락세가 멈추는 모습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랜 기간 반도체 업황을 괴롭혀 왔던 과잉 재고는 올 연말을 지나면서 점차 해소될 것으로 보이며, 대규모 감산 이후 ‘공급자 우위’로 돌아선 메모리 반도체는 과잉 재고의 소진과 함께 가격의 상승 탄력이 강해지는 업황이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내년부터 온디바이스 AI 시장이 커지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확대될 것이란 기대도 삼성전자의 주가를 뒷받침할 것이란 전망이다. 온디바이스 AI는 서버와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자체에서 AI 기능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이를 위해선 기존 제품보다 빠른 반응속도에 전력 소모는 적고, 크기는 작은 반도체가 탑재돼야 한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응해 내년 말 양산을 목표로 LLW(Low Latency Wide IO·저지연성와이드IO) D램을 개발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AI 스마트폰, AI PC 등의 경우 기존 제품 대비 메모리 반도체 탑재량이 2배 이상 늘어난다”며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시장 개화가 예상되는 온디바이스 AI의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