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주주환원은 계속된다…자사주 매입부터 분기배당까지

SK, 자사주 2000억원 매입 후 소각
분기배당 도입한 SK하이닉스…금융지주도 동참
금융당국 개입 최소화 발표…금융주 배당기대↑
  • 등록 2022-12-22 오전 6:09:00

    수정 2022-12-22 오전 6:09:00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올해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주주환원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자사주를 사들임으로써 주가를 끌어올려 주주가치를 제고하거나 분기배당을 도입해 이익 일부를 주주에게 환원하려는 시도가 두드러진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034730)는 올해 자사주 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주주 불만이 거센 데다 행동주의 펀드 라이프자산운용의 요구를 받아들이면서다. SK는 지난 8월 자사주 2000억원어치를 매입하기로 발표한 이후 현재 88%가량 취득을 완료했다. 무엇보다 자사주 매입에 그치지 않고 내년 3월 전량 소각하겠다고 밝히면서 주주 환원 의지를 보였다는 평가다. 사들인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을 경우 추후에 경영권 보호나 방어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시작으로 다른 SK 계열사들도 주가 부양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하이닉스(000660)는 올해 분기배당을 도입했으며, SK(034730)도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SKC(011790)는 지난 10월 1662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고, SK케미칼(285130)도 9월 자사주를 500억원어치 소각하겠다고 했다.

금융지주들은 올해 분기배당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면서 주주환원에 나서고 있다. KB금융지주는 올해 분기마다 주당 500원을 배당했다. 서영호 KB금융 전무는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 배당을 포함한 연간 배당을 작년보다 더 높이겠다”며 “자사주 매입을 포함한 배당 성향이 경쟁사보다 뒤처질 이유가 없고 배당 성향을 낮게 가져갈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신한금융지주도 지난해 2분기부터 분기배당을 정례화했다. 올 3분기까지 분기별로 주당 400원 배당을 실시했다. 올 들어서는 15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두 차례 결정하면서 주주환원에 앞장섰다는 평가다. 하나금융지주도 배당 증대 및 자사주 매입·소각 실시 등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이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과 관련해 개입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히면서 금융주 배당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8일 국내 금융업 애널리스트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고 “은행·금융지주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과 가격결정 등에 금융권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을 존중하고 금융당국 개입을 최소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코로나19 영향으로 건전성에 타격을 받을 것을 우려해 배당을 자제한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증권가에선 2022년 예상 배당성향이 금융서비스가 37.2%로 코스피(25.2%)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증권이 예상한 4분기 주당배당금(DPS) 기반 배당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대신증권(003540)은 8.28%, 기업은행(024110)은 7.82%를 기록했다. 이외에 삼성증권(016360)(6.39%), DB손해보험(005830)(6.18%) 등도 배당수익률이 5%를 넘을 것으로 예측됐다.

환경·사회·거버넌스(ESG)가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실제 주주 환원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ESG 측면에서도 주주환원하는 방향으로 경영상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 지속가능한 경영에도 긍정적이라는 인식이 많이 퍼졌기 때문이다.

그간 저금리 시대를 거치면서 배당 매력이 높아졌던 만큼 앞으로도 기업 배당에 대한 관심은 이어질 전망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올해 이례적으로 기준금리가 급격히 올랐지만 1%대 기준금리가 또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선진 자본시장 수준의 배당에 도달할 때까지 배당을 늘리라는 요구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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