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선 실리콘밸리 투자 유치 어려워"..미국 가는 벤처들

[글로벌 스타벤처를 꿈꾼다⑤]실리콘밸리에 법인 설립 러시
"한국서 보다 현지 투자금 확보 더 쉽다"
글로벌 시장 거점 확보 위한 전략적 판단
  • 등록 2015-04-01 오전 1:34:27

    수정 2015-04-01 오전 8:29:39

[샌프란시스코(미국)=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내 스마트폰 충전 서비스 스타트업인 ‘마이쿤’은 미국 실리콘밸리로의 본사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거점 확보 차원이다. 특히 벤처의 성패는 투자금 확보가 좌우하는 만큼 보다 쉽게 해외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현지 법인 설립을 고려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투자 유치를 하더라도 절차가 매우 복잡하지만 미국에서는 투자자를 잘 설득하면 서류 한장으로 투자 유치를 끝낼 수 있다.

지난 2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난 최혁재 마이쿤 대표는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탈 입장에서는 해외법인에 대한 송금 및 처리 업무가 복잡할 수밖에 없다”면서 “미국 현지 업체에 대한 투자는 종이 한장으로 끝나지만, 한국 벤처에 대한 투자는 수십장의 문서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마이쿤은 지난 1월 미국 최대 벤처 투자·육성(accelerator) 기업인 500스타트업(500 startups)의 배치(batch) 프로그램에 선발돼 10만 달러(약 1억1000만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그러나 해외투자금에 대한 국내 행정 절차 때문에 이를 대행할 변호사을 선임했다. 처리 비용이 1000만원 넘게 소요됐다. 게다가 해외 송금액에 대한 신고 절차 등으로 한 달간 투자금이 은행에 묶여 있었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에 투자하려면 금융감독원에 외국인 투자등록을 해야한다. 등록 관련 각종 서류가 요구되는 것이다. 필요서류와 작성법은 금감원 홈페이지 ‘외국인투자제도안내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분량이 80페이지에 달할 뿐 아니라 한국인도 이해하기 힘든 용어가 수두룩하다. 해외 투자자 입장에서는 장벽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벤처기업들이 해외 투자 유치시 대리 변호사를 선임한다.

김경범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스타트업지원팀장은 “외국인 투자등록을 위해서는 국내 시중은행을 상임대리인으로 세워야 한다”면서 “특히 국내 은행과 계약돼 있지 않은 해외 은행의 경우 투자금이 바로 송금이 안되고 두 세번 거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물론 국내 벤처캐피탈(VC)이나 정부자금을 사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리콘밸리가 세계 스타트업 생태계의 중심인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이 곳에서 터를 잡아야 한다는게 업계 얘기다. 게다가 투자금 규모도 실리콘밸리가 훨씬 크다. 세계 벤처투자의 60∼70%가 미국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이 실리콘밸리의 벤처회사에 대한 투자다. 특히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둘 경우 현지 생태계의 도움을 보다 쉽게 받을 수 있다.

때문에 국내 벤처들이 실리콘밸리로 속속 진출하고 있다. 뷰티 커머스 플랫폼 기업인 미미박스는 샌프란시스코로 본사 이전 이후 330억원의 현지 자금 유치에 성공했다. 샌프란시스코 인근에 본사를 만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보안 벤처 에스이(SE)웍스도 미국 퀄컴벤처스 등으로부터 총 2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한편 실리콘밸리에 창업한 기업들의 가장 큰 고민은 비자 문제다. 무비자 프로그램으로 입국시 최장 90일, 관광비자를 발급받더라도 3개월 밖에 체류할 수 없다. 산호세에 모바일게임 벤처를 창업한 조현선 키야트게임즈 대표는 “장기 체류를 위한 비자발급은 비용이나 시간도 문제지만 100% 발급된다는 보장도 없다”면서 “비자 문제 때문에 미국 창업에 도전했다가 많은 창업자들이 되돌아간다”고 말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500스타트업 파트너들과 배치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는 창업자들이 모여 일주일 간의 스케줄을 확인하는 ‘배치 미팅’을 하고 있다. 이날 모임에는 미국 ABC 방송국에서 나와 벤처 관련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한 취재를 했다. (사진=김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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