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하이투자증권과 KDB대우증권이 두 회사의 합병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 보고서를 잇따라 내놨다. 현대제철이나 하이스코는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서 먼저 합병 가능성을 치고 나온 것이다.
두 회사의 합병 가능성이 회자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자동차용 강재를 생산, 그룹의 주력인 현대차와 기아차에 공급하는 것이 계열 철강사들의 주된 목표인 가운데 현대제철은 상(上)공정을, 현대하이스코는 하(下)공정을 담당, 굳이 별도법인으로 둘 필요가 적다는 것이 주요 근거였다.
하이투자증권과 대우증권은 합병의 근거로 이같은 큰 틀 외에도 두 회사의 대규모 투자가 마무리돼 통합시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현대제철은 합병 이후 당장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합병을 염두에 둔다면 현대하이스코를 팔고 현대제철로 갈아 타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합병 이사회 결의 전까지 현대제철의 주가가 하이스코보다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여야 정몽구 회장은 물론이고 현대차그룹에도 유리하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제철은 현금 여력이 작아 주식매수청구권이 예상보다 많이 행사될 경우 합병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현대하이스코 지분 7.99%를 보유한 일본 JFE스틸도 한 요인이다. JFE스틸은 지난해 하이스코 지분 4.99%를 그룹에 팔았고 향후 잔여 지분 역시 그룹에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제철의 가치가 높아야 자금 소요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합병이 향후 지배구조에도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대차는 현대하이스코 최대주주로서 합병뒤 현대제철 지분을 10% 안팎으로 보유하게 된다. 이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로 이어지는 기존 순환출자 구조에 이어 신규 순환출자 구조(현대모비스-현대차-현대제철)가 형성되는 결과를 낳는다.
사실 신규 순환출자 금지는 양사간 합병을 부추기는 요인이기도 하다. 장기적으로 정리가 불가피한 가운데 법 통과에 앞서 사전에 작업을 마쳐야 최소한 규제 적용의 유예기간이라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 한 법인영업 브로커는 “회사측은 가만히 있는데 애널리스트들이 대놓고 합병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셈”이라며 “업계에서는 빠르면 이달 안에 합병 결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파다하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20일선과 외국인 매수 지지 "가보자 2,050P"
☞3분기 실적시즌, 실적 개선주 '주목'
☞[주간추천주]신한금융투자